by
Jul 22. 2023
생각과 행동의 일치
머릿속에서 하는 사람의 생각이 실제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경로는 다양하다. 생각 자체는 내가 하지만 그 생각을 실제로 실천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크게 봐서는 세 가지 경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경우는 내 생각을 내가 직접 실천하는 경로이다. 갈증이 난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직접 물을 마시는 경우가 해당된다. 두 번째 경우는 내 생각을 다른 사람이 실천해 주는 경로가 있다. 내가 몸이 아파서 움직일 수 없을 때, 다른 사람이 휠체어를 밀어서 내가 원하는 곳에 데려다주는 경우이다. 물론 기계의 도움도 있다. 5층에 가고 싶다는 생각의 이행을 엘리베이터가 도와준다. 세 번째 경우는 나의 희망적인 생각을 신 또는 우연이 실천해 주는 경로이다. 아파트 분양이나 복권이 당첨되는 희망적인 생각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때가 이에 해당된다.
나의 생각이 실제 행동으로 표현되려면, 나의 몸, 다른 사람이나 기계, 그리고 신적인 힘과 행운이 필요하다. 나의 몸의 움직임은 내 생각이 지배하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또한 신적인 힘이나 행운은 인간의 행동 범주를 벗어나기 때문에 객관적인 요소로 고려할 수 없다. 문제는 나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이다. 사실 인생에서 겪는 대부분의 어려움이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정치인들이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에서 법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로 법을 지키는 주체는 일반 국민들이다.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자는 생각도 국민들이 지키지 않으면 실천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조직이나 제도를 만들어도, 그 조직의 구성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런 조직이나 제도를 만들고자 했던 원래 생각이 물거품이 된다. 조직의 장이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지시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를 진정으로 따르지 않으면, 상사의 원래 생각은 실천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조직을 만들고 담당 업무를 정해두어도 그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애쓰지 않는다면, 어떤 조직도 처음 만들었던 당시의 생각이 기대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은 무엇을 생각한 사람과 그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별 사람에게 대입해도 비슷한 문제를 알 수 있다. 개인의 마음도 의식과 잠재의식으로 이루어졌다. 운전을 숙달하듯, 처음에는 무엇을 의식적으로 배우지만 자주 반복하면 배운 것이 습관이 되어 잠재의식에 저장된다. 운전기술도 익숙해지면, 몸을 지배하는 잠재의식에 저장되어 운전하면서 말도 하고 딴생각을 해도 몸이 알아서 운전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 내가 싫어하는 습성이 잠재의식으로 몸에 저장되어 있다. 나의 의식이 생각이라면, 나의 잠재의식은 다른 사람이라고 비유해 볼 수 있다. 내가 의식적으로 어떤 생각을 해도 마치 실천을 담당하는 다른 사람처럼 잠재의식이 저항을 한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단 것을 먹지 않으려고 생각하지만, 나의 잠재의식이 나의 생각을 거부하고 단 것에 손이 가게 만든다. 따라서 나의 좋은 생각을 실천하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나의 잠재의식이 실천에 협조해주어야 한다. 나의 적이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도 있다. 무슨 새로운 생각이나 결심을 하면, 곧바로 실천하면 안 된다. 우선 이 생각을 이행하려고 할 경우,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떤 지원과 저항이 있을지를 점검해 본다. 이어서 나의 잠재의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점검해 본다. 새로운 생각의 실천을 성공하려면, 관련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의 잠재의식에게도 일정한 보상 약속을 해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