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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May 03. 2024

마음의 혁명.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으로 천천히 가고 있는데 버스가 이미 도착해서 사람들이 타고 있다. 내가 버스를 타려면 몸을 움직여 뛰면 가능하지만, 뛰고 싶지는 않다. 대신 버스가 좀 늦게 출발하는 운을 기대해 본다. 그럭저럭 빠른 걸음으로 갔는데, 버스가 내가 도착하자마자 이미 문을 닫고 떠난다. 다음 버스를 타려면 10분을 기다려야 한다. 이 상황에서 생각해 볼 점이 몇 가지 있다. 1. 걸어가면 버스를 탈 수 있는 확률이 낮기 때문에 아예 다음 버스를 타기로 하고 천천히 걸어간다. 2. 지금 위치에서 뛰면 탈 수 있기 때문에  뛰어가서 버스를 탄다. 3. 뛰기는 싫지만, 평소보다 빨리 걸어가면서 혹시 버스가 늦게 출발하는 행운을 기대한다. 이 경우에는 운이 좋아서 탈 수도 있고, 빨리 걸었지만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뛰어가서 버스를 타면 된다. 문제는 3번의 경우이다. 애매하게 빨리 걸어가면서 나머지 50%의 운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버스를 타게 되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코 앞에서 버스를 놓치면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버스 타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매일 겪는 인간관계나 상황에서 발생한다. 어떤 상황에도 그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현실적인 길과 나의 기대나 운에 의지하는 길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현실적인 방법을 주저한다. 땀을 흘리며 뛰거나, 자신의 체면이나 명예를 잠시 내려놓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좀 더 편하고 체면을 지켜주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에는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나의 기대치를 충족해 주거나, 하늘이 도와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심리가 깔려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희생을 전제로 즉각적인 실천을 하기보다는, 상대의 조치를 기다리거나 매사에 주저하고 미루는 태도를 보인다. 문제는 상대방이나 세상이 내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말해도 나의 희망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사람의 마음에는 모든 것에 대해 자신만의 기대치를 갖고 있거나, 하늘이 도와서 행운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숫자나 무늬에서 비슷한 패턴을 찾아보려고 애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구름 잡는 식으로 선문답을 한다. 용기가 부족하고, 혹시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알게 되면, 나를 더욱 싫어할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단정해 버린다. 그러한 단정이 정확할 리가 없다. 그냥 걸어가며 버스가 나를 기다려주길 바라는 마음과 같다. 잘 생각해 보면, 만약 내가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러한 생각이나 기대는 비현실적인 망상이다. 나의 생각이나 기대가 현실에서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그런 생각은 현실적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 몸을 움직여 뛰는 것과 같다.

현실이 자주 나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나의 생각이 현실에서 구체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나의 판단에만 의지하고, 상대방의 생각이나 신념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누리고 싶다면, 자신의 기대치가 왜 자꾸 현실에 맞지 않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언제나 주변 사람이나 이해 관계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습관을 들여야 좋다. 행운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상대의 입장에 공감할 줄 알고, 서로 타협하는 사람에게 우호적이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근거 없는 기대감이나 행운 심리가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혁명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자신이 실수를 했으면, 먼저 사과한다.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추측하지 말고 정중하게 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면, 땀을 내며 움직이고 체면이나 수치심을 버려야 한다. 이러한 자세로 살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사라지고, 자신의 인생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인생관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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