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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May 17. 2024

내 속에서 자연의 흐름을 발견


다 알겠는데 몸이 말을 안 들어요.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좋은 말은 참으로 많다. 종교나 철학, 서적, 세미나, 유튜브 등에는 "이것이 진리다 또는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조언이 넘쳐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살인하지 말라"라는 금언을 이해 못 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속으로나마 누군가를 철저하게 싫어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뉴스를 매일 접하면서, 오늘은 서로 몇 명을 죽였는지 들으며 살아야 한다. 인간 외에 지구상의 어떤 생물종이 같은 종을 대량 학살할까? 인류 역사는 사실 정복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지금도 서로를 못 믿어 핵무기를 포함해서 가공할 무기들을 국가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살인하지 말라"라는 말의 의미가 집단이나 국가 차원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도둑질하지 말라"라는 말도 그 의도는 맞다. 그러나 오늘날 도박은 불법이지만, 주식이나 코인 등 금융자산 시장은 합법적이다. 잘 생각해 보면, 주식이나 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가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카지노와 큰 차이가 없다. 금융자산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그 돈은 수많은 사람의 투자실패에서 비롯된 자금이다. 어떤 사람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로 거액을 벌었을 때, 수많은 인간 투자가들은 울고 있고, 그들의 가정이 파괴된다. 합법적이기만 하면, 남의 돈을 가져도 된다라는 발상이 도박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음식을 소식하고 골고루 영양을 배려해서 먹어야 건강해진다"라는 말도 맞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뭔가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잘 참다가도 무너진다. 텔레비전 광고에서 시원한 맥주나 치킨 광고가 나오면, 마음이 흔들린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성이 맛있는 음식을 과식하고 싶기 때문이다. 광고 제작자들은 사람의 심리를 연구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지구라는 별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려고 여행을 와서 80년 내내 채식만 하고 돌아간다면, 본말이 전도된 듯하다. 인간관계에서도 다투지 말고 화내지 말고 두루두루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존중받고 성공한다고 한다. 또한 세상이 정해놓은 질서에 순응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천성적으로 기존의 질서나 가치를 변화시키려는 마음도 있다. 사실 하늘 아래 영원한 질서나 법은 없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았다가, 다시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기존의 가치나 시스템에 도전한 소수가 인류 역사를 이끌어 왔다. 기존 사회질서에 순응했던 이집트의 고왕국과 중왕국은 알렉산더 대왕에게 패망하기까지 약 3,000년을  피라미드와 미라라는 염원 속에서 동일한 사회 시스템을 유지했다.

현대인은 생각해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 한 가지 일을 처리하다 보면, 다른 문제들이 쌓여 있다. 건강도 유지해야 하고, 안정적인 직장도 가져야 한다. 원활한 인간관계와 가정을 유지해야 한다. 지구의 장래나 국가의 안보도 가끔씩 생각해봐야 한다. 사랑도 해봐야 한다. 게다가 늘 남이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체크해야 한다. 혼자서 모든 것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나 댓글을 살펴야 한다. 혹자는 심플하게 살라고 말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때가 되면, 챙겨야 일이 많고, 그렇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모든 상황에서 구체적인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80억 명은 모두 다른 해법을 쫓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나는 누구냐"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청소년기 때 한 번쯤 해보는 철없는 생각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 다 접어두고, 나라는 존재가 왜 이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기억이라는 과거 생각의 시체들을 계속 끌고 다녀야 할지, 이 세상을 떠날 때 함께 갈 수 없는 돈이나 콘크리트 아파트 크기를 계속해서 키워야 할 지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못 살 것 같지만, 몸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왜 살아야 하는지 자신만의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나 뉴스, 문자와 이메일, 카톡과 단톡방이 없다고 해서 못 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생명체는 천상천하유아독존과 같은 위엄이 부여되어 있다. 사실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생물학적인 노화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더 늦기 전에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장미꽃과 귀여운 애완견의 생명 속을 흐르고 있는 신적인 에너지가 나의 존재 속에서도 흐르고 있음을 느껴볼 필요가 있다. 나의 심장과 폐, 소화기관, 혈관 속 혈액은 내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어도 꾸준히 그들에게 맡겨진 우주적인 사명을 1초도 쉬지 않고 다하고 있다. 우리 속에는 거대한 흐름이 있고, 우리가 그러한 흐름을 느끼면, 왜 우리가 이곳에 와있는지 알게 해 준다. 우주적인 현실이 분명하게 실재한다. 다만 인간이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진짜 현실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흑백논리, 과장, 일반화, 성급한 결론 도출 등이 왜곡 수단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발견하는 것이 결국 나와 나의 존재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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