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일본에서 파이어족이 되고같은 해에 실물 금투자를 시작으로 5년간 직접투자를 했던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들이 있습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아있고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을 고르라고 한다면 2020년 11월 9일입니다.
저는 2020년 초부터몇 개의 포트폴리오들에 대한 실험과 비율, 비중을 정하던 중에 일본엔화 비중도 어느 정도 보유하되 엔화로만 들고 있으면 손해니까 일본주식도 본격적으로 도전을 해보고 이를 통해 엔화자산 비율을 확보해 보자는 취지에서 2020년 10월에 여러 개의 일본기업들에 대한 분석을 한 달 정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분석을 통해 추렸던 기업들은 6곳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제게 있어 이러한 선택과 행동은 개별주에 대한 공포와 일본기업에 대한 불신을 극복한 엄청난 결정이었습니다.
미국주식과 다르게 일본의 기업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IR은 당연하게도일본어였기에 별다른 문제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고 이러한부분에 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업들을 분석하고 아이디어도 정리해서 1000만 엔(약 1억 원) 정도의 비중으로 일본주식 개별주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결행하기로 했던 날이 바로 2020년 11월 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있으면서도 사실 일본주식시장의 개장시간등은 잘 몰랐기에 폐장시간도 잘 몰랐고 이미 시간은 15시 50분. 한 달간의 노력의 결과를 하루 미룬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며 다음날을 기약하며,직접투자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느꼈던 때라 잠도 안 자고 미국시장도 보고 뉴스를 체크하던 중에 긴급 속보가 뜹니다.
화이자 백신-로이터 연합뉴스
'화이자 세계최초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
이날 이 뉴스로 미국주식은 물론 유럽주식은 큰 상승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다음날 일본주식들에 대한 걱정과함께 순간적으로 인류애를 잃어버린 한 명의 투자가로 돌변하며 화이자와 미국정부에 대해 '바로 접종을 할 것도 아니면서 왜 발표를 했어!'라며 원망을 해가며 잠이 들기 전에 몇 번이나 이불을 걷어찼습니다.
그렇게 이불킥이라는 것을 이날 처음 해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한 달간 공부를 하여 골랐던 모든 일본주식들이 5~10%대 상승시작.
그날 제가 택한 행동은 일단일본주식의 매수를 보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 며칠을 관찰해도 처음생각했던 가격보다 내려오지 않아 결국 저는 이때 골랐던 일본주식을 매수하지 않았고, 2021년 초에 다른 일본주식들을 500만 엔(약 5000만 원) 가량 매수합니다.
참고로, 2020년 11월에 매수하려고 했던 종목들이 모두 2024년 배당금을 제외하고도최대 주가만으로도 200%~400% 상승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반해 2021년 초에 정신을 차리고 매수했던 종목들은 저 종목들에 비해 크게 오르지는 않았으며, 현재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하기 위해 매도한 상태입니다.
이때 제가 범한 실수는 하루차이로5~10% 정도가격이 올랐다고 매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기투자를 할 것이고 설령 주가가 하락해도 이 일본 기업들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와 공부를 통해기업들에 대한 확신을 가졌음에도 눈앞에 아니, 단 하루만의 가격상승으로 매수를 포기했다는 것이 지금은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때의상승을 거꾸로'나의 분석이 옳았어!'라고 생각을 하고 매수를 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디까지 주가가 상승한 미래에서 과거를 보고 후회를 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이런 행동과 후회자체를 하지 않기 위해,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실제로저 때 당시는 진짜 직접투자 초보중의 초보였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매수했다고 해도 변동성이 심했던 시기에는 중간에 매도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저때의 날짜와 일을 잊지 못하고 잊지 않은 이유는 당시의 감정과 상황을 교훈으로 삼기 위해 블로그에 남겨 놓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