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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서 파이어족이 되다.

(12) 일본에서의 직장생활과 투자 07

인생에서 후회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후회를 할 행동이 될지 아닐지는 미래가 되어봐야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체력보다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기에 다들 학수고대하는 연휴기간이 찾아와외출은 귀찮다는 감정이 저를 지배했고 이러한 이유로 겨우 몇 시간 거리인 제 고향인 부산을 1년에 1,2번 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시기에 우울증 초기증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출장도 많았던 첫 번째 직장에서는 출장을 가면 체력적으로는 힘이 들어도 정신적인 여유가 넘쳤기에 집에 반드시 가고 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2018년 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는 갑자기 한국이 너무 가고 싶어 졌고 그렇게 찾은 부산에서 저를 반겨주는 가족을 보니 불효자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간 고향에서 때마침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 있던 친구도 함께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월급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투자로도 자산을 불리고 있던 친구였기에 자연스럽게 자산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이날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상승한 서울과 부산의 부동산가격 이야기를 듣고, 제가 얼마나 한국상황에 관심이 없었는지와 함께 디플레이션 국가에 녹아들어 있었는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가서도 잠을 청하기보다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보았고 우연히 이날 처음으로 '파이어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movement)'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파이어족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저 '이런 방법도 있구나.'정도로 기억의 한편 어딘가에 남겨 놓기만 했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오사카로 돌아와 무덤덤하게 일을 하다가도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가 쌓이자, '이러다가는 내가 무너지겠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가장 먼저 했던 행동이 이직처를 찾는 것이 아닌, 쭉 모아 오고 불려 왔던 자산들을 들여다본 것입니다.

자산들을 들여다보자 기억 한편에 있던 그 단어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곳을 그만두고 파이어족에 한번 도전해 봐도 되겠는데?'


저는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외국인인 제가 일본에서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서는 영주권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고, 이때까지 딱히 관심도 없었던 영주권을 알아보니 저는 신청자격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렇게 2018년 12월 말에 필요한 서류등을 준비하여 영주권을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퇴사를 하고 싶어서 신청을 해놓은 일본 영주권의 심사기간을 검색해 보니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는 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영주권신청 결과는 미지수였기 때문에 재신청을 위해서라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을 할 생각이기는 했지만 그게 최대 약 1년이 필요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인생은 주식과 같습니다.


'바닥을 찍으면 다음은 상승장이 기다리고 있다'


바닥을 찍을 만큼 찍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연말연시가 있었음에도 약 2개월 만인 2019년 2월에 영주권이 발급되었다는 엽서를 받았습니다.


목표를 향해 필요한 입장권과도 같은 영주권이 발급되었다는 엽서를 받자 저는 망설임 없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퇴사를 하고 2019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파이어족에 대한 생활에 돌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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