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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서 파이어족이 되다.

(13)  일본 오사카에서 파이어족의 투자 01

영주권을 취득하고 퇴사를 한 후에도 꾸준히 투자와 관련된 여러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투자 공부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은 단기간에 일본어를 습득했었던 때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지인들과 함께 재미있어 보이는 프로젝트도 해보고 자본보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여러 경험들도 해가며, 몇 달을 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몇 년 만에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편, 자산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피해와 이동의 자유에 제약을 주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을 합니다.


'COVID-19'


최근에는 TV보다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는 세상이다 보니 코로나 관련 뉴스는 정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사람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가짜뉴스, 엉터리뉴스, 불안감을 조장하는 뉴스 등도 넘쳐났으니 당연한 현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전염병이다.' , '최고의 안전자산은 ○○이다.', '○○최고의 투자처다.' 등 많은 이야깃거리와 함께 위기감, 걱정등이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실제로 2020년 2월 말부터 시작해 3월 말까지 전 세계 주식시장은 엄청난 하락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저는 이런 하락을 예측한 것은 아니고, 투자 공부는 어느 정도 하였으니 이제는 슬슬 직접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2020년이라는 새로운 해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나의 시작이라는 명분으로 그해 초, 스스로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대부분의 자산을 현금, 즉 엔화로 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달러도 일부 가지고 있었지만, 대부분을 엔화로 보유했던 이유는 투자세상에서의 공식에 의해서였습니다.


'경제적 위기가 찾아오면, 안전자산인 엔화는 가치가 상승한다.'


2019년 12월 말부터 세상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피해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는 배경과 개인적으로는 예전 엔화투자에 성공을 했던 경험까지 더해졌으니, 당시의 저는 엔화에 대한 신뢰는 무한대에 달 할 정도로 강했고, 다시금 엔고가 찾아와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면서 쉽고 빠르게 불릴 수 있는 시장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2020년 2월 말부터 시작하여 3월까지 거짓말 같이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하락장이 찾아왔고 세상이 망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만 흘러나왔습니다. 저는 속으로 '엔화가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며 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그때까지의 상식과 자신의 희망사항과는 다르게 엔화는 1달러 100엔대에서 계속 머물며 90엔대로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코로나와 관련된 좋지 않은 뉴스가 넘쳐났음에도 엔화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2020년 4월 중순이 되자, 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당시에 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용어는 물론 그 뜻도 몰랐지만, 그런 생각이라고 할까 감정 자체가 없었던 제가 초조했던 이유는 오직 하나였습니다.

 

'돈이 일을 못하고 있다.'


노심초사 끝에 일부 엔화로 계획에도 없던 일본주식들을 사보았는데 이것이 저의 첫 개별주투자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자산의 일부, 그것도 약 100만 엔(약 1천만 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을 뿐인데도 매분 매초가 좌불안석,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주식차트와 가격을 확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간접투자를 했을 때는 매일매일의 계좌의 움직임이 보이지도 않았고, 다달이 월급도 들어왔기 때문에 전혀 부담도 없었습니다. 이에 반해, 퇴사를 한 상태에서 아무리 투자에 대해서 공부를 하였다고 하여도 전체자산 대비 적은 금액이라도 막상 직접 개별주투자를 해보니 매초마다 움직이는 가격과 즉흥적이고 가벼운 아이디어, 그리고 저렴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고른 일본주식들이다 보니 불안감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손해를 볼 경우 새로운 자금을 가져올 수 있는 월급이 없었고 자신감과 확신이 없는 투자였으니 계좌도 계속 열어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당시에는 이미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을 하던 상황이었기에 매번 사고팔 때마다 몇천, 몇만 엔씩은 플러스가 났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성격상 전체 엔화를 움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산자체는 크게 불어나지도 않았고, 단기매매를 지향했던 것도, 단기매매에 관한 공부를 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제대로 원래 목표로 했던 장기투자와 그 방법을 결정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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