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은 뭘까
새를 좋아하는 나는 길을 걷다 보면 줄곧 길가의 새들에게 한눈을 팔기 십상이다.
영어로 chubby chubby 추비 추비, 혹은 한국어로 통통한 체형의 참새 여럿이 그 좁디 좁은 나뭇가지 덤불 사이로 숨어 들어가면, 나는 그 통통한 몸집이 정말 모두 깃털들인가 싶어 신기하고 귀여워 따라 들어가곤 한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까지 일 년 내내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참새들을 보며 남편은 한국 이름을 물었다. 내가 대답했다.
“쟤네는 ‘참새’야.”
“새? 새는 bird (새)라는 뜻이면 참은 무슨 뜻이야?”
국제결혼을 하면 언어가 달라서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자주 듣곤 했는데, 물론 한국인들만큼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런 무언의 맥락을 공유하지 않아 생기는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같은 한국인들이면 절대 물어보지 않았을 질문들을 떠올려보게 되어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묻지 않던 한국어에 대해 떠올려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참새가 그랬다.
새라는 한국 단어를 이미 알고 있던 남편이 새 앞에 붙은 참의 의미에 물었다. 참새는 어릴적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참새의 참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떠오르는 답은 참과 거짓할 때의 참뿐이었다. 설마 하고 찾아봤는데 참새의 참은 정말로 그 참이었다. 진짜, 진실의, 고유한 참.
남편 덕분에 나도 참새의 참이 진짜 새였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참의 의미가 그토록 깊은 의미였다는 것이 인상 깊었는지 남편의 ‘참’에 대한 사용도가 과도해지기 시작했다.
그냥 ’ 재밌네 ‘라고 하면 되는 말이 ’참‘ 재밌네로 늘어갔고, 그냥 ‘아내’라고 부르면 되는 말이 ‘참’ 아내가 되었고, 그냥 ‘사랑‘이라고 하면 되는 것이 ’참‘ 사랑이 돼버렸다 >0<
그냥 아내도 아직 어색할 때가 있는데 참 아내는 도대체 뭘까. 사랑도 뭔가 이미 깊은 느낌인데 일반적인 사랑을 넘어 이제는 참사랑까지 말한다면 전통적이다 못해 성스러운 감정까지 드는 이 원어민의 오묘한 느낌의 차이를 이 파란 눈을 가진 이 아이는 알 수 있을까^^;
남편이 지나가는 참새들을 보며 우리도 참사랑이지라고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뭔가 개인적인 사랑을 넘어 자꾸 교회나 경전에서 들을법한 참사랑이 떠올라 목소리가 작아진다. 남편, 참이라는 단어는 참새에게만 써줄래? 참사랑이란 뜻은 한국말이라도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