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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폐인작가 Jul 22. 2024

너무 잘 보이려 애쓸 필요 없다

일터에서 잘 보이려는 노력, 과연 필요할까?


신입으로 새로운 곳에 들어가면 모든 게 낯설다. 경력이 있더라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하고, 익숙해지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린다. 특히 서비스직처럼 누구나 쉽게 배우고 교체할 수 있는 직종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도 작년까지는 고인 물이었지만, 새로운 곳에서는 경력직 신입이 되었다.

 

가족 같은 사업장은 좋을 수도 있지만, 신입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 나는 신입이 들어오면 소외되지 않도록 말을 걸어줬다.

 

그렇다.

‘소외감’이 의외로 퇴사율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기존 직원들이 신입을 소외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기존 직원들끼리 친하다고 아는 얘기를 계속하면 신입은 자신이 투명인간 취급당한다고 생각해 서러움을 느끼게 된다.

(막상 당하면 정말 서럽다.)


그렇게 되면 신입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부담이 가중된다. 잘하는 것도 실수하게 되고, 잘할 수 있는 것도 못하게 된다. 그러면 일 못하는 신입으로 낙인찍혀 따돌림당하게 된다. 소외감이 텃세로 이어지고 텃세가 직장 내 따돌림이 된다.


정말 따돌림감옥에 갇힌 기분일 것이다. 일하는 것도 힘든데 왜 그런 일을 만드는 걸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신입이 이를 견디지 못하면 결국 퇴사한다. 이는 정말 흔한 일이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소외감'을 느꼈다. 새로운 환경에서 무의식적으로 긴장하여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더 어렵게 대했고, 일하는 동안 어색함이 계속됐다. 나는 일을 잘하고 싶었지만, 계속 실수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과 서로 불편함을 느꼈다. 마음이 조금 힘들었다.

 

오늘, 출근 준비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잘 보여야 하지?‘

 

그동안 내가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쓴 게 오히려 나를 어색하게 만들고 행동도 부자연스럽게 만든 게 아닐까? 같은 동료한테 잘 보여야 할까?

 

물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트러블 없이 지내면 좋다. 하지만 내가 친구 사귀러 간 건 아니다. 기존에 있는 사람들이 쌓은 몇 년의 유대감 사이로 내가 비집고 들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람들에게 너무 매달리려 하지 말자. 너무 잘 보이려 애쓰지 말자. 본인들끼리 친목 다지는 거 사실 내 알바 아니다.

 

사람 교체 주기가 빠른 업계 특성상 나는 언제든지 관둘 수 있다고 각오했다.

(말하고 보니 조금 이상하지만, 내 정신건강을 위해 이런 자세가 필요했다.)

 

오케이, 뻔뻔하게 나가자. 누구는 실수 안 해?

전부 백 점짜리는 아니잖아?


이렇게 생각하자, 근거 없는 자신감이 마구마구 올라왔다.

 

마음을 바꾼 그날, 헤매고 어색해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마치 일 년 된 알바처럼 자연스럽게 일을 처리했다. 그러자 사람들도 더 이상 불편해하지 않았다.

(여전히 어색해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 하하.)

 

그래, 기존 직원들이 가족처럼 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너무 드러내면 신입에게는 위협이 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기존사람들이 높은 벽을 먼저 만든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오늘 같이 일한 동료가 내일 손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내일도 다짐할 것이다.

 

사람에게 예의는 차리되,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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