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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연 Sep 06. 2018

아무래도 살찐 나는 싫지만

내 몸 고백록

"나는 비대해졌다. 먹은 만큼 정직하게 살이 붙었고, 운동하며 쌓은 근육 대신 셀룰라이트가 자리잡았다. 자연스레 자존감이 낮아졌다. 페미니스트로서 몸매나 생김새가 나를 규정짓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다. 살찐 나도 여전히 가치 있다고 믿었다. 믿고 싶었다. 그러나 언제나 나는 나의 적극적인 검열자이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최고 몸무게와 최저 몸무게를 곱씹으며 가장 무게가 적게 나갔을 때의 나를 진정한 나라고 믿었다. 언제든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는 듯이. 한편으로는 최고 몸무게를 돌파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일에 관한 지적이나 다른 핀잔은 견뎠으면서 유독 몸 관리를 향한 지적에서 무너진 이유는 자명했다. 내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부끄러워하는 법을 먼저 배운 탓이었다. 오랜 수치심이었다."


(채널예스, 솔직히 말해서, 2018.08.31)


http://ch.yes24.com/Article/View/36885



이런 글을 썼습니다. <헝거>를 읽으니 저도 몸에 관한 글을, 고백을 쓰고 싶어졌어요. 코너 제목 '솔직히 말해서'에 충실한 글이 되었네요. 이제 남은 건 춤 학원 등록..! (일단 뱉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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