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해빙' 은 2020년 서점가를 장식한 베스트셀러 책이다. '돈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새롭게 담고 있는 책' 이란 평과 함께 해외서 먼저 히트를 치고 국내로 들어온 것이라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점을 이용해 출판업계에서 대놓고 마케팅한 효과도 컸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예스24 평점을 보다보면 마케팅에 속은 사람의 하소연도 간간히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서점가의 노골적인 광고에 대한 거부감과 제2의 '시크릿' 책이 아닌가 하는 편견으로 손도 안댔는데, 영향력 있는 분께서 추천을 해줘서 보게 되었다.
저자가 기자로 일하던 시기 부자들의 구루인 이서윤을 만나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Having' 을 배우고 실천한 뒤 변화의 과정과 인터뷰 내용을 집필한 책이다. 간단히 말해서 '부와 행운에 대한 마음가짐' 에 대한 이야기로 동양의 운명학과 서양의 성공학이 결합된 느낌이라 신선했다. 최근 내가 고민하던 분야의 연장선이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잘 읽혔던거 같은데, 그런 고민이 없던 2년 전에 읽었더라면 뻔한 소리하네 하면서 덮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Having 은 지금 가진 것에 집중하는 마인드셋을 말한다. 우리는 대개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여 불안해 하거나 남과 비교하여 자괴감에 빠져 감정낭비를 한다. 반면에 이서윤이 분석한 부자들의 공통점으로는 단돈 1달러라도 '지금 나에게 돈이 있다' 는 것에 집중하는 데서 출발하여 돈을 벌어다 준 세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있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더 큰 돈을 당겨오는 행운을 부르는 선순환이 따라온다고 한다.
그녀는 감정이란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비유하자면 밀가루 반죽으로 여러가지 빵을 빚을 수 있듯 현재 내가 품고 있는 감정으로 미래를 빚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사람 내면에 품고 있는 감정(에너지)를 잘 활용한다면 '부' (물질) 를 가져다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시크릿에서 언급된 끌어당김의 법칙과 같은 뉘앙스기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서양 유수의 성공학에서 강조하는 부에 대한 마인드와 불교의 '일체유심조' 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부자들의 해빙 습관인 돈을 기쁘게 쓰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더 큰돈을 끌어당기는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알리바바CEO 마윈은 평소 '기분 나쁘다' '짜증난다' 라고 말하는 대신 '편안하지 않다' 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것보다 '편안함' 이라는 마음가짐을 자신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또한 일본 경영의신 마쓰시다 회장은 하늘이 준 3가지 은혜 덕분에 성공하게 됐다고 하는데 그것은 가난한 것, 허약한 것, 못 배운 것이라 한다. 그들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무의식에 스며들어 좋은 기운을 만들어내고 행운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결국 성공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운이 좋았다' 의 연유도 그들의 마음가짐과 노력으로 행운을 끌어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에서는 '해빙'을 안 하고 노심초사 쫓겨 살고 부정적인 에너지로 휩싸여도 잘 사는 사람은 있다. 반대로 가진 것에 만족하고 즐기며 살아도 여전히 가난한 사람도 있다. 비틀어 생각하면 '해빙' 이라는 것도 정신승리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해빙의 의미는 그저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안분지족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고 노력하여 운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다. 운칠기삼이란 말처럼 내가 100% 통제할 수 없는 외부 기운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 운의 흐름을 잘 잡기 위해서라도 해빙은 중요한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실천 방법으로 해빙노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새기는 것을 권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내면에 집중을 하게 돼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관계관리인데, 운명학에서도 보면 사람의 행불행은 다른 사람과의 인연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통 운대가 좋아질 때 귀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귀인을 만나서 운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악연을 통해 불행이 찾아오기도 한다. 상대방에게 받기만을 바라는 마음을 갖다보면 거기에 눈이 멀어 악연을 걸러내지 못할 수 도 있다. 그래서 상대방에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먼저 준다는 마음으로 대하다보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선입견으로 안 보고 넘어갈 뻔한 책이었는데 이제서야 보고 깨달은 점이 많았으니 나도 나름 귀인을 만난 셈인가? 내가 역학이나 운명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메시지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고 뻔한 소리하는 자기계발서로 취급했을 것이다. 결국 좋은 운이나 귀인도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위해서라도 평소 해빙 마인드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감사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좋은 에너지를 품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