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창문을 열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2025년 6월 19일 네 번째 문장

by young

오늘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밤새 내리던 비가 그쳤다. 요란하게 창문을 때리던 빗소리가 사라지고, 초여름의 아침햇살이 창가에 스몄다. 하얀 천장을 보며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니 몽롱하게 가라앉은 정신이 깨어난다. 잠을 얕게 잔 건지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후후 심호흡을 하니 소란스러운 가슴이 진정된다. 마른세수를 하고, 몸을 일으킨다.

창밖을 바라보니 푸르스름한 유리에는 물방울이 살짝 맺혀있다. 바람이 드세게 불더니, 방충망을 넘어 비가 내창까지 들어왔나 보다. 가볍게 손잡이를 당기니 여닫이 창문이 덜컹 소리를 내며 열린다. 도로 위의 차들이 굴러가는 소음이 공간을 찢으며 들어온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이윽고 후덥한, 초록의 계절다운 습습한 향이 스친다. 시선 높이에 맺힌 물방울 하나가 또르르 흘러내려 창틀과 유리 사이의 실리콘에 고인다. 곽티슈에서 티슈를 한 장 뽑아 하얀 실리콘에 고인 빗방울을 닦아낸다. 휴지통으로 향한다. 꾸깃꾸깃 구겨버린 티슈를 버리려 휴지통 뚜껑을 연다. 어젯밤 찢어버린 넉장의 사진, 사진 속 웃는 내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그친 후, 그녀는 창문을 열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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