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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Oct 23. 2023

가을 바다가 보이는 도원재에서 차를 마시며

다연회 2023년 시월 다회 후기

다연회는 가을이 오면 찻자리를 야외나들이로 갑니다. 지난해에는 양산으로 가서 홍룡사 폭포와 물금 황산 공원의 가을 정취를 즐겼었지요. 해월당 카페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가을 찻자리를 마무리했었지요. 그때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산수유님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       


올해는 총무 서영님께 가을 나들이 다회의 기획을 부탁드렸습니다. 가을 바다가 보이는 다실, 도원재를 찾아냈다며 장소를 소개해왔습니다. 저도 한번 같이 찻자리를 가졌던 미소로님의 개인 다실이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근처에 있다고 하더군요.     



가을바다가 바라보이는 차실에서 가지는 시월 다회의 찻자리는 어떠했을까요? 다연회 다우들이 많이 참석하길 바랐는데 다섯 분에 게스트 한 분으로 응관님, 산수유님과 게스트 분, 서영님, 선영님과 저까지 여섯 명이 함께 했습니다. 울주군 서생 진하 해수욕장이 거리로 보면 멀지만 하단에서 고속도로로 논스톱으로 달리니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길이었습니다.     


도원재 차실은 진하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있었습니다. 미소로님 댁은 울산에 있고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차실로 꾸몄다고 합니다. 우리 다우님 모두 탄성을 지르며 예상치 못한 차실의 분위기에 탄복을 했습니다.     


다연회 다우들을 만난다고 차실 청소에 땀을 빼고 ‘다연회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앙증맞은 플래카드까지 달아 두셨네요. 과일도 준비하시고 여러 가지 다식도 챙기셔서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영님도 맛난 골드애플을 준비해 와서 잘 먹었습니다.      


정오에 만났으니 우선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회덮밥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다우들은 해수욕장을 거닐며 가을 바다의 정취를 즐겼습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만 있을 뿐 여름이 지나간 바다는 물빛과 하늘빛이 닿아 깊어가는 바다도 가을색을 보여줍니다.     


도원재 차실은 바다를 보면서 차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찻자리와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작은 찻자리에서 점심과 이어지는 후식을 먹으며 차실의 분위기를 돌아보았습니다. 이어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차는 홍차인데 대평 보이에서 보내준 귀한 선물입니다. 먼저 애피타이저 차로 숙차를 마셨는데 취다헌 이무 괄풍채 숙차입니다. 모료의 산지가 표기된 숙차는 고급이라 볼 수 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는군요, 그다음은 대평 보이의 구독차로 받았던 영덕오채 망페이를 우렸습니다. 소수차지만 첫물차가 주는 밀향에 모두 올해 만든 생차도 이렇게 맛있을 수 없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이제 홍차를 우립니다. 대평 보이에서 보내온 네 가지 홍차 중에 홍침과 천홍을 선택했습니다. 남은 두 종류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다우들도 마셔야 하니까요. 홍침은 바늘 같은 외형의 아엽 전홍인데 달달한 향미가 너무 맛있고 천홍은 쌉스레한 향미로 독특한 홍차의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을 바다를 바라보는 차실과 홍차의 달콤한 향미가 어우러져 찻자리의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찻자리의 마무리차로 준비한 차는 첫물야생차입니다. 첫물차로 고수차와 야생차를 소장하고 있는 분께 나눔 받았던 차랍니다. 야생차는 특유한 향미가 있어 호불호가 뚜렷한 편인데 다들 좋아하더군요. 이렇게 야외 다회에 마시려고 준비한 차는 모두 마셨습니다. 그런데 미소로님이 드시는 차를 마셔보지 않을 수 없지요.    


 

미소로님이 아끼느라 숨겨 놓은 차를 내어놓으시네요. 장평수선, 수선이라고 하면 무이암차를 떠올리지만 장평수선은 철관음처럼 민남오룡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차가 아니라서 기대를 가지고 차를 우렸다. 밀키한 향미에 은은한 단맛이 맛있는 차라고 하면 역시 청차라고 할만한 좋은 차를 마셨습니다.   

  

차도 좋았지만 다우들과 나누는 얘기를 즐겁게 하다 보니 원래 일정에 들어 있던 간절곶은 갈 시간이 없습니다. 다음 일정이 있는 산수유님과 게스트 분은 먼저 일어나고 나머지 다우님들은 작은 찻자리로 옮겨 앉았습니다. 미소로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도낏자루 썩는지 모를 신선놀음 자리가 되어 일정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오라는 정겨운 인사를 뒤로 하고 해가 기우는 저녁 바다를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서영님이 기획한 가을 야외 다회는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한 다우들이 생각나는 너무 멋진 도원재 찻자리는 특별 다회로 겨울 바다를 보면서 다시 가져보도록 할까요?       


이렇게 멋진 찻자리를 제공해 주시고 다회내내 함께 해주신 미소로님, 고맙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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