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0년, 15년... 차 한 잔에 지난 시간만큼 인생이 담긴다
넉넉 잡아 앞으로 20년은 보이차를 마실 수 있을까? 물론 얼마나 오래 살면서 직접 차를 우려 마실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본인상으로 가까운 사람 이름의 부고를 받을 때면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소장하고 있는 보이차는 나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 2006년부터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했으니 그해 구입한 차가 18살이 되었다. 차맛을 제대로 모르고 마셨던 차를 지금 마시면서 흡족한 향미를 음미한다.
차를 잘 몰랐던 때에 선배의 권유로 구입했었는데 차의 진가를 이제 알게 된다. 보이차 생활도 사람과의 교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소장한 차 중에 마실 차를 고르면 포장지에 적혀 있는 메모에서 지난 추억을 반추한다.
이미 고인이 되어 버린 분, 이제는 연락이 닿지 않는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애잔해 온다.
세월과 함께 마시는 보이차에는 그만큼 사연이 스민 차 한 잔에 빠져들게 된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