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마시면 좋은 차가 알고 마시면 내 차가 따로 있는 보이차
보이차는 그냥 마시면 되는 기호음료이다. 차에 대한 지식을 굳이 공부해 가면서 마시지 않아도 되지만
배우고 익혀 마시게 되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차에 대해 배워가며 마시면 다른 향미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
보이차에 대해 공부를 한다는 건 차를 선택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물론 차를 알고 마시면 달라지는 향미를 음미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내가 마실 차를 알아서 선택하는 게 우선이라 하겠다.
숙차가 입에 맞지 않은 사람은 생차를 주로 마시게 된다. 그런데 숙차에 대해 알고 나면 숙미라고 하는 거북한 악퇴취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단지 숙차는 내 입에 맞지 않다는 선입견을 내려놓으면 다른 향미로 다가온다.
생차에 대한 고정관념은 주로 쓰고 떫은맛에 대한 부담이다. 그런데 쓰고 떫은맛을 가진 생차도 있지만 달고 시원한 향미를 음미할 수 있는 차도 있다. 쓴맛이 강한 생차와 단맛이 좋은 생차도 선택해서 마실 수 있다는 사실도 배우면 알 수 있게 된다.
찻값을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도 보이차에 대해 배우면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싸고 좋은 차와 좋은 차를 적정한 값을 지불하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일 것이다. 그렇지만 보이차에 대해 알지 못하면 같은 산지의 차인데 왜 백 배나 차이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평생을 열 편 이내의 차로 차 생활을 했던 선배가 계셨다. 그분이 마시던 차는 흔하지 않아서 찻값도 당신의 차 생활에 큰 부담이었다. 보이차를 잘 아는 분이어서 좋은 차를 찾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것도 차에 대한 탐심이라 할 수 있을까?
보이차는 처음 접하게 되면 마시는 차를 거의 다 받아들인다.
그렇게 마실 수 있는 차가 많은데 알아가면 갈수록 점점 선택의 폭이 줄게 된다.
보이차는 모르고 마시면 못 마실 차가 없는데 알고 마시면 아는 만큼 마실 차가 적어지니 배우지 않고 마시는 게 좋을까?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