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차는 오래 묵은 차도 좋지만 숙차는 십 년 이내가 좋은 차
숙차로 시작했던 보이차 생활이 십 년이 지나면서 생차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그 시점이 아마도 고수차가 대세가 되던 2015년부터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했던 건 2006년이었는데 그 무렵 생차는 대익 7542로 대표되던 대지병배차였지요.
대지 병배차의 쓰고 떫은맛을 쓴맛에 민감한 저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숙차를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의 십 년을 생차로 차 생활을 하게 된 건 대지 병배차와 다르게 단맛이 좋은 고수차의 향미 덕분이었습니다.
고수차는 산지마다 다른 향미를 음미할 수 있어서 매일 마실 차를 고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일이었지요.
차마다 개성이 뚜렷한 생차는 차를 혼자 마시는 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차 생활의 깊이에 빠지게 되더군요.
윈난 성 남쪽 노반장, 북쪽 빙도노채를 필두로 수많은 차 산지가 있다는 것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깊이로 보이차 생활을 하다 보니 숙차도 차마다 다른 향미를 찾아 즐기게 되더군요.
산지를 차 이름으로 쓰는 프리미엄 숙차는 다소 찻값이 비싸지만 그만큼 향미도 다르게 다가옵니다.
생차와 마찬가지로 숙차도 어떤 모료를 쓰느냐에 따라 음미하게 되는 향미의 차이가 분명하지요.
숙차를 노차의 향미와 비교하는데 발효차인 숙차와 오랜 시간 산화된 노차는 결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지요.
보이차에서 생차는 적자嫡子, 숙차는 서자庶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건 그릇된 시각이라 생각합니다.
생차는 오랜 산화 과정을 가지며 변화된 향미가 만들어지고, 숙차는 급속 발효 과정을 가져 만들어집니다.
현대 보이차라고 부르는 숙차는 새로운 발효 기술과 고급 모료를 써서 더 나은 향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생차의 노차와 발효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숙차는 갈래가 다른 보이차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