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를 제대로 음미한다는 건 향미를 어느 정도까지 느껴야 하는 것일까요?
커피의 맛은 직관적이어서 쓰고 달고 신맛을 구분하면 자신이 마실 원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홍차, 녹차, 청차도 호불호의 정도가 마시는 사람마다 비슷해서 좋은 차는 거의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보이차는 십인십색이라 할 정도로 한 가지 차를 마시고 받아들이는 정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노반장, 빙도노채, 만송 차는 찻값이 다른 산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서 찻값을 알면 놀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차가 노반장이고 빙도 차라니 어불성설처럼 느껴집니다.
같은 산지 이름의 차 가격이 다른 건 그 지역에도 수령이 어린 차나무, 채엽 시기에 따라 원가가 달라집니다.
산지의 특징을 분명하게 가진 차를 마시려면 수령 100년 이상에 첫물차(早春, 頭春茶) 라야 할 겁니다.
첫물 고수차로 노반장이나 빙도노채를 소장해서 마시기란 어지간한 경제력으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노차나 노반장, 빙도노채는 소장해서 마시는 차가 아니라 기회가 닿아야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보이차를 막 시작했던 무렵에도 간혹 노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지만 차맛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몇 번 마실 양만 남아 있는 고수 첫물차 노반장과 빙도노채를 최근에야 제대로 음미하는 것 같습니다.
쓰고 단맛을 받아들이며 보이차의 향미를 제대로 음미하는 데도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회감과 입 안에서 단침이 나오는 생진을 음미하고 이어지는 목 넘김 상태(후운)도 느끼고 있습니다.
차를 음미하는 마지막 단계는 몸 반응(차기)인데 열감으로도 갑론을박이 많지만 저는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내가 느끼지 못한다고 무시하기 쉬운 회감, 생진, 후운, 차기는 믿는 만큼 언젠가는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