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유방암을 진단받고 이런 것을 준비했습니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면 넋 놓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할 틈이 없습니다. 치료받을 병원과 주치의가 정해지고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기까지 한 두 달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이때를 잘 활용해 유방암에 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면 앞으로 받을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유방암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는 이렇게 도움이 됩니다.
향후 받을 치료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하게 됩니다.
떠도는 소문이나 잘못된 정보에 휘말려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문 지식이 있어야 병원 치료의 프로세스를 안정감 있게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의 역할과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치료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치료에 대한 올바른 결정
유방암에 관련된 정보는 인터넷, 책, 유튜브, 블로그, 논문, 연구자료 등 다양한 곳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얻는 부분적인 정보보다는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우선 서점이나 가까운 도서관에서 평소에 궁금했거나 관심이 가는 책들을 골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유튜브만 의존하면 부분적이고 편중된 지식 때문에 불안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구글을 이용해 외국의 사례들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우선, 제가 선택한 책들은 유방암에 한정하지 않고 평소 암과 관련해 궁금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접근했습니다. 암에 왜 걸리는지, 암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유방암에 관련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 암의 극복을 위해 면역력은 어떻게 키우는지, 요즘 유행하는 맨발 걷기는 어떤 효능이 있는지, 어떤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지, 병원치료, 수술, 방사선, 항암은 받는 것이 좋은지, 대체 의학은 믿을만한 것인지......
막상 암에 걸리고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궁금한 것들을 적어보니 의외로 관련 자료와 책들을 찾기가 쉬웠습니다.(참, 책은 신간이 좋습니다. 의학정보라는 것이 새로운 학설이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대부분의 과거 데이터는 쓸모없는 것이 되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 정보로 남아 현 의학 기술과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꼭 언제 쓰였는지, 언제 적 논문을 근거로 한 것인지, 확인하면서 읽으면 참고만 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판단이 섭니다)
궁금증을 풀어 준 관련 서적들
(각 질문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대표적인 책 한 권씩만 써둘게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한 분은 맨 하단을 참고하세요)
암에 왜 걸리는지? 레이먼드 프랜시스, <암의 스위치를 꺼라>
암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이병욱, <암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유방암에 관련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 박경희, 이수현, <유방암, 굿바이>
암의 극복을 위해 면역력은 어떻게 키우는지? 아보 도오루, <암을 이기는 면역요법>
유행하는 맨발 걷기는 정말 효능이 있는지? 권택환, <맨발혁명>
어떤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지? 패트릭 퀼린, <퀼린 박사의 암을 이기는 영양요법의 힘>
병원치료, 수술, 방사선, 항암은 받는 것이 좋은지? 아보 도오루, <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
이렇게 암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어지럽게 헝클어졌던 머릿속이 조금씩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나 스스로는 무엇을 준비하며 치료에 임할 것인지, 미래에 받을 치료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잘못된 결정으로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
책을 다양하게 읽다 보니 암 관련 서적들을 수십 권 집필한 아보 도오루라는 일본 저자(면역학의 대가로 유명한 의사)를 자연스럽게 여러 번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저자의 책들은 대부분 병원의 수술, 방사선, 항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면역력을 높이고 식이요법을 강조합니다. 저도 처음에 아보 도오루 저자의 책을 읽고 병원의 모든 치료를 거부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어쩌면 암 종류에 따라서는, 병기에 따라서는 이런 치료가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암환자의 상태가 다르고, 암 종류도 달라 무조건 병원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의견들을 가진 책들과 실제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저서도 읽어 보는 것이 자신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유방암 관련 서적들과 실제 유방암 치료를 받았던 지인들의 경험담도 참고를 했습니다. 또한 현재 한국의 유방암 치료 의학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게 되면서 병원치료는 병원 주치의의 치료방법을 존중하고, 면역력을 높이고 식이요법, 운동은 제가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암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전혀 없거나 부족하면 병원치료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병원 치료만 100% 의존하게 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유방암은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며 현대의학이 발달해 완치율, 생존율도 꽤 높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걸린 유방암 허투 양성(HER2 +)만 해도 그렇습니다. 90년 전에는 허투 양성(HER2 +) 유방암은 치료가 어려운 난치암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완치율과 생존율이 높은 유방암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유튜브 자료, 새로운 정보가 갱신되지 않은 책을 읽고 절망하거나 치료를 포기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표적항암 치료비용에 관한 자료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미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저렴해진 표적항암제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식과 정보를 모아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와 치유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병원치료를 안정감 있게 받을 수 있습니다
환자나 환자 가족이라면 이런 경험도 분명 있을 겁니다. 유방암에 관련된 지식을 전혀 모른 채 의사를 만나면 쏟아지는 의학 전문용어에 머리가 멍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 혈액종양내과 담당의사 선생님을 만났는데 "허투 양성(HER2+)이고, T2N1이니까 허셉틴과 퍼제타를 쓰면서 표준치료도 병행할 거예요"라고 하십니다. 이해가 가셨나요?(유방암 관련 전문용어들은 다음 장에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미리 유방암 관련 서적들을 읽고 간 터라 제 병명과 어떤 약제들을 쓰게 되는지 대충이라도 알게 되니 안심이 되었습니다. (병실에서 녹음은 안 되지만, 항상 메모 도구를 준비해 모르는 부분은 필기한 후, 나중에 알아보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유방암을 포함해 암에 관련된 지식들을 알아두니 담당의사를 만날 때마다 듣게 되는 전문용어를 쉽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 병명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몇 기인 지(병기), 나는 현재 어느 단계의 치료를 받고 있는지, 향후 어떤 치료를 받게 되며 예상되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수술방법, 수술 후 적용되는 치료법 등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치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라고 암에 대해, 병에 대해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신이 공부한 분야, 경험한 부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다고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간절하고 절실한 사람은 환자 자신이기 때문에 주치의를 존중하며 병원치료도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완치를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식이요법이나 운동, 생활습관 등은 스스로 고쳐나가야 합니다.
병원, 의사의 역할과 자신의 역할을 구분
어쩌면 여러분도 이미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저는 최소 유방암 3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고 다급한 마음에 "뭘 먹으면 좋은가요?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1차 병원 의사 선생님은 "그런 거 없습니다. 아무 거나 먹어도 돼요"라고 하시길래 저는 유방암 3기 말이어서 아무 거나 먹고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의사라도 영양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뿐입니다. 서양 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 대부분 영양학은 공부하지 않아 잘 모른다는 것을 암 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 대화가 계기가 되어 암 관련 영양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살린 건 이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의사의 역할과 암을 완전히 극복하고 싶은 환자인 나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 짓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뭐든지 다 아는 '신'이 아닙니다. 암을 치유하기 위해 서양 의학(항암, 수술, 방사선)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도움도 받지만, 그 외 다른 부분은 환자 본인이 스스로 공부해 내 건강에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 엄격히 말하면 의사 때문에 암에 걸린 것이 아니니 치료받을 부분은 받고, 암을 이기는 힘은 내가 키워나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암을 치료하는 주체는 환자 본인이어야 합니다.
어떤 환자는 당장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고, 어떤 환자는 식이요법을 바꿔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는 환자들도 있고 생활환경의 변화가 당장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암진단을 받고 식이요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맨발 걷기, 유산소 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하고 있던 일도 그만두고 치유와 휴식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죽으면 그 무엇도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런 생활습관의 변화가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1차 병원에서 써 준 진단서에는 암이 6cm였는데, 2달 뒤쯤 2차 큰 병원에서 CT, MRI, 초음파 검사 결과 암 사이즈가 4.8cm로 줄어 있었습니다. 사실 이 검사 결과 때문에 큰 힘과 위안을 얻었습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으니까요.
유방암의 원인은 정확히 이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병원도 서적도 없습니다. 모든 병과 암은 특수한 유전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온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은 있습니다. 저는 이 의견에 깊게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아무 거(기름진 것, 단 것, 밀가루, 인스턴트, 가공식품 등등)나 먹고, 운동도 하지 않고, 수면 습관도 엉망인 사람이 건강하게 산다는 게 더 억지스럽고 무리가 있는 이야기 아닐까요?
아무튼, 유방암 관련 지식과 정보를 모으면서 치료 향방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내 병은 내가 먼저 알고 근본적인 생활습관을 바꿔야 일시적인 완치가 아닌 재발 없는 영구적인 완치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식사습관, 운동습관, 수면습관 개선을 더 우선시하고 병원치료는 보조적 치료로 여길 것. 이렇게 정했더니 병원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매일이 활력 있게 바뀌었습니다. 결국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완전관해(암세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판정도 받았습니다.
암을 치료하는 주체는 환자 본인이어야 합니다. 암치료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치료 속도와 결과는 달라집니다.
암, 유방암 관련 서적을 더 읽고 싶다면 참고하세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이며 추천이니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서적들이 있다면 추가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암에 왜 걸리는지?
레이먼드 프랜시스, <암의 스위치를 꺼라>
암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레이먼드 프랜시스, <암의 스위치를 꺼라>
다나카 요시오, <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
이병욱, <암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후나토 다카시, <암을 고치는 생활습관>
유방암에 관련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
박경희, 이수현, <유방암, 굿바이>
김훈하, <열방약국 유방암 상담소>
강진경, <유방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김미정, <가슴에 핀 꽃>
암의 극복을 위해 면역력은 어떻게 키우는지?
김은숙, <짠맛의 힘>
선재광, <체온 1도의 기적>
아보 도오루, <암을 이기는 면역요법>
스티븐 M. 사가, <조금 수상한 비타민 C의 역사>
유행하는 맨발 걷기는 정말 효능이 있는지?
권택환, <맨발혁명>
어떤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지?
패트릭 퀼린, <퀼린 박사의 암을 이기는 영양요법의 힘>
콜린 캠벨, <무엇을 먹을 것인가>
병원치료, 수술, 방사선, 항암은 받는 것이 좋은지?
한국의 대학병원, 큰 병원들은 당연히 수술, 방사선, 항암을 중요시 여기고 추천합니다. 저도 큰 병원에서 이 모든 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면역력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의 의사의 소견이나 환자들의 사례들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만 하세요.
아보 도오루, <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
곤도 마코토,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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