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mon LA May 31. 2024

희망, 긍정적 마음가짐이 항암제가 됩니다.

1장 유방암을 진단받고 이런 것을  준비했습니다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고 들었던 생각은 무엇입니까? 그게 정확히 한 가지 감정은 아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일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암'이라는 이미지가 '죽음'과 가깝게 여겨져 잠시 공황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는 환자들은  비슷한 심리상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정하는 마음, 그다음에는 분노,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자신을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고 결국 암에 걸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죠.


유방암에 걸려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유방암 진단은 죽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유방암은 다행히 다른 암보다는 생존율이 높고 치료 방법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막상 유방암에 걸려 치료를 받아보니 살 길이 있다는 것을, 치료방법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유방암에 걸렸다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 희망을 가질 것, 유방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말 것, 나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신건강과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 암에 걸렸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 회복해서 남은 인생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의 말 "이런 게 유방암에 좋다더라"를 믿지 말 것, 스스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모아야 합니다.


- 전염되지 않으니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들과 평소처럼 지내면 됩니다.


- 무엇보다 나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희망, 건강하게 살아남겠다는 강한 의지가 결국 최고의 항암제가 됩니다. 


유방암에 걸리고 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막막함이 밀려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내가 왜 유방암에 걸렸는지 원인을 찾아 줍니다. "그때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래", "남편 하고 사이가 안 좋았던 시절이 있어서 그래", "항상 약골이라 그래", "운동을 안 해서 그래" 등등. 


또 하나는 '뭐가 유방암에 좋다더라' 하면서 이것저것 권해 줍니다. 가족들과 친척들,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은 사랑하는 마음에 뭐든지 추천해 줍니다. 버섯 달인 물, 한약, 병원, 대체의학, 각종 희귀한 음식...... 다 거부할 필요도, 다 받아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것들 중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단,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이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알아보고 선별해야 합니다. 우왕좌왕하면서 근거 없는 지식과 정보에 끌려다니지 말고 내 목숨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책임감 있는 선택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유방암의 원인은 의학적으로도 밝혀내지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의학과 과학을 뛰어넘어 점쟁이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병의 원인을 풀어냅니다. 이런 걸 듣고 있자면 한층 불안함과 우울함이 짙어지기도 하니 건강한 회복을 위해 걸러서 듣거나 뇌의 정보수집통에서 겉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왜 유방암이 걸렸을까' 보다 '어떻게 완치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집중하는 것이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저는 유방암 치료를 큰 병원에서 받으면서 자잘한 부수적인 치료는 동네 내과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의 외래 진료시간은 약 3분 정도입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의사 선생님과 환자의 상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암환자는 매번 다르게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에 궁금한 것도 많고 적절한 타이밍에 치료도 필요합니다.  저는 내과 선생님과 아프고 힘들 때마다, 특히 항암 부작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처방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설사가 심할 때, 빈혈로 어지러울 때, 손발 저림과 다리가 심하게 부을 때, 울렁증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할 때, 영양주사나, 수액, 비타민 D, 지사제, 혈액순환제 등을 처방받아 신속하게 치료해 나갔습니다. (매번 외래 때마다 혈액검사 결과지를 뽑아 가져가면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와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동네 내과 의사 선생님은 유방암에 걸렸다고 하니 매번 "마음이 몸을 다스리는 것이니, 나을 수 있다, 살 수 있다를 끊임없이 외치고 생각해야 해", "결국 병마와 싸우는 것인데 병의 마귀와 싸우려면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해, 마귀에게 지면 안 되지", "암이 나으면 남은 인생을 훨씬 건강하게 살게 될 거야. 좋은 기회로 여겨" 이런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그때마다 심약해져 있던 터라 이런 위로와 격려의 말들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위기(機)'라는 한자어에는 '위험(危)'이라는 뜻과 '기회(機)'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유방암이라는 진단은 인생 최대의 위기였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안에 분명 보물 같은 기회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미 유방암 치료과정을 통해 수많은 나쁜 습관들이 생활에서 멀어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습관들이 자연스럽게 삶에 조금씩 더해지고 있습니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중요한지 알면서도 늘 타협하며 '이 정도는 괜찮겠지'가 삶 전반에 깔려 있었습니다. 결국 대충 먹고, 대충 운동해서 건강하게 살기는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항암제가 되는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건강하게 지키고 유지하는지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 신비로운 재생능력은 우리가 즐거워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감사하고, 열의를 가지고 살아갈 때 한층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항암제가 되는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암투병을 시작하면서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키우고 있는 애완돌 라라입니다.


#유방암

#유방암투병일기

#유방암정보

#유방암어떻게준비할것인가

#암투병일기

#반려돌키우기

#애완돌키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