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전업맘 그것이 문제로다
아이가 태어나고 4년 후,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해에 난 회사를 그만두었다. 출퇴근길에 라이딩으로 직장어린이집에 보내다가 그 짓을 2년 한 후 퇴사를 결심했다. 출근할 때도 전쟁 퇴근 후에도 전쟁이었다.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며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됐을 무렵 결정한 일이었다. 다행히 아이는 직장 어린이집에 다닐 때도 크게 떼 부리지 않았다. 좀 더 일찍 데리고 와달라는 둥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둥의 워킹맘 엄마 눈물 나게 하는 소리는 잘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전업주부가 된 지 3년이 되었다. 아이는 이제 7살이 되었고, 옛날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여유로운 등 하원을 하고 하원 후에 나와 유유자적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경제적 여유는 줄었지만 이렇게 하는 게 나와 아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밤 아이의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서 못내 자기 아쉬운 아이는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는 회사를 가서 없고, 엄마랑 나만 있겠네. 근데 왜 엄마는 일을 안 해? "
옆에 있던 신랑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엄마는 너랑 같이 있어야 되잖아"라고 얼버무렸지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순간 구구절절 아이에게 설명해야 하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지? 사실 엄마가 너 어렸을 때는 회사에 다녔었고, 그러다 너를 잘 키우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었단다. (더 잘 키우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를 늘어놔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는데 아이는 금세 잠이 들었다. 하마터면 너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대답을 할 뻔했다. 알고 보면 나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거니 말이다. 나는 전업맘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육아에 올인하지는 않았다. 무언가를 계속해보려고 노력했고, 집에서도 노트북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느라 아이에게 소홀히 한적도 많았다. 그런 나를 보는 아이의 마음은 무엇일까. 한 번도 진지하게 아이와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해본 적이 없다. 너는 커서 뭐가 될 거야? 뭐가 하고 싶어? 나의 일방적인 질문에 아이의 인생에 대해 얘기 나눴을 뿐 정작 엄마인 나의 인생에 대한 얘기는 뒷전이었다.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해서 올바른 사람으로 키워내는 게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이 덕에 난 또 배웠다. 내일은 하원후 시간에 아이에게 물어봐야겠다. 아이가 어제 자기 전 한 질문에 대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