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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Sep 21. 2022

북한 사람이 우리나라 로또에 당첨되면 받을 수 있을까?

돈, 영화를 만나다


영화와 드라마엔 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작품에서 사람들은 돈 때문에 싸우고, 협력하고, 웃고 울기도 하죠. 이를 보다 보면 ‘현실에선 어떨까? 진짜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돈, 영화를 만나다'는 그런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려 해요.


요즘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불린 영화가 있어요. 바로 ‘육사오'(박규태 감독)인데요. 총 제작비 50억 원의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대작은 아니지만, 입소문만으로 관객 160만 명 이상을 동원하고 있죠.


실제로 보니 시츄에이션 코미디가 쉴 새 없이 나와 현실 웃음이 터지더라고요. 부담 없이 푸근한 성격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재미있는 친구 같달까요.


영화 '육사오'에서 병장 천우가 북한의 리용호 하사를 만나는 장면.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북한 군인이 우연히 주운 1등 로또


‘육사오'는 6/45, 45개 숫자 중 6개를 맞추는 복권, 로또를 말합니다. 극중 최전방에서 복무 중인 병장 천우(고경표)는 우연히 1등 로또 종이를 줍습니다. 당첨금은 무려 57억 원. 그런데 기쁨도 잠시, 보초를 서던 중 로또 종이는 팔랑팔랑 북쪽으로 날아가 버리고... 그걸 북한의 리용호(이이경) 하사가 줍게 됩니다.

천우는 비무장지대에서 어렵게 용호를 만나, 로또 종이를 주면 당첨금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본격적인 소동극이 시작되죠.

여기서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극중 로또 당첨금에 대한 세금을 설명하는 남한의 막내 병사 민철.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진짜 북한 사람이 우리나라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을 로또를 발행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에 물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북한 사람도 한국에서 로또를 살 수 있고, 당첨금도 받을 수 있어요.

‘북한 사람이 한국에서 로또를 살 수 있을까?’ 싶겠지만 가능합니다.

종종 남북 경제 사절단, 응원단 같은 활동으로 한국에 북한 주민이 오는 경우가 있죠. 모두 양측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 ‘남한방문증명서’를 가지고 오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이 우리 나라에 왔을 때 로또를 살 수도 있고, 당첨될 수도 있는 거죠. 만약 당첨됐다면, 북한 여권 등 신분증으로 신원 확인을 하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주운 로또라도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육사오’에서처럼 북한 사람이 직접 산 로또가 아니라 우연히 주운 로또의 당첨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공식적인 허가 없이 한국에 입국해 직접 당첨금을 찾으려면, 북한 국적을 포기해야 합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거나, 탈북해 한국에서 주민등록증을 받는 방법 2가지가 있어요.


극중 1등 로또를 주운 북한 병사 용호.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후자의 경우만 설명하면, 우리 헌법은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봅니다.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그래서 대개 탈북자는 하나원 같은 정착 지원시설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받게 되죠. 이걸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어요.


하지만 로또 당첨금은 당첨번호가 개시된지 1년 안에 받아야 해요. 북한에 살던 사람이 탈북하거나 외국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힘겹고도 기나긴 과정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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