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기저귀 벌써 다 썼어? 지금 주문하지 뭐~ 내일 올텐데”
어떤 상품이든 모바일로 사고 하루만에 배송 받는 일.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죠. 이처럼 이커머스는 우리 생활 필수로 자리잡으며 시장 규모도 쑥쑥 자라났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의 호황이 끝났다는 소리가 들려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마켓컬리를 실마리로 이커머스 업계의 분위기를 알아볼까요?
마켓컬리의 IPO 철회 여부가 요즘 핫이슈죠. 마켓컬리는 지난 8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고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요. 최근 마켓컬리가 IPO를 포기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물론 마켓컬리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지만요.
IPO가 뭐지?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을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해서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판매하는 걸 뜻해요. 기업은 IPO를 통해서 대량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준비를 하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컬리의 ‘상장 철회’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요. 요즘 주식시장이 영 좋지 않으니까요.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여러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죠. IPO를 시도하는 건 투자를 받기 위해선데, 지금 주식시장에 상장해봤자 기대한 만큼의 투자금이 모이지 않을 수 있거든요.
지난 8월 상장한 쏘카만 봐도 그래요. 공모가 28,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지금은 30% 넘게 떨어졌어요. 다른 공모주도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죠. 동종 업계인 SSG닷컴도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을 정도니, 마켓컬리도 철회를 고민할 만한 상황인 거죠.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컬리가 서둘러 상장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컬리의 적자폭은 매년 늘고 있어요.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기업 운영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죠. 무엇보다 이커머스 업계의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게 커요. 시장 자체가 가라앉아버리면, 지체할수록 제대로 기업의 가치 평가를 받기 힘들어질 테니까요.
지금까지 이커머스 업계의 전략은 ‘계획된 적자’였어요.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야 하는데요. 적자를 감수해서 물류 체계를 갖추고 인지도를 높이면, 이후에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낼 거라 기대했죠. 하지만 최근엔 이커머스 시장 자체의 잠재력이 의심받고 있어요. 시장 점유율을 높인들 어마어마한 이익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 거죠.
계획된 적자?
현재까지 흑자를 낸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거의 없어요. 업계 1등인 쿠팡부터가 만년 적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데요. 작년엔 영업 손실이 1조 8,039억 원에 달했죠. 작년 마켓컬리는 2,177억 원, 11번가는 693억 원, SSG닷컴은 1,072억 원의 영업 손실을 봤어요. 오아시스만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죠.
실제로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성장률은 꺾이고 있어요. 2019년만 해도 20%를 웃돈 성장률이 2020년부터 10%대로 떨어졌는데요. 내년이면 한 자릿수에 그칠 걸로 보여요. 시장의 성장은 더뎌지는데 경쟁은 치열하니, 이커머스 업계의 전망이 예전처럼 반짝반짝 빛나질 않는거죠.
몸집 불리기에 열중이었던 이커머스 업계도 전략을 수정하고 있어요. 무작정 매출을 늘리기보다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죠.
1) ‘새벽 배송’ 더는 못 해!
오늘 주문한 상품이 내일 아침에 배송된다는 건 말 그대로 혁신이었죠. 소비자는 열광하고 이커머스 기업은 앞다퉈 서비스를 도입했는데요. 사실 새벽 배송은 비용이 큰 서비스예요.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유지하기 힘든 사업 모델이죠. 소비자를 붙잡으려 새벽 배송을 시작했던 기업이 하나둘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어요. 올해 롯데온과 GS프레시몰이 새벽 배송을 그만뒀어요.
2) 콘텐츠가 대세던데... 해볼까?
다양한 물건을 빨리 배송하는 걸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유혹할 수 없어요. 그래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색다른 전략이 등장했는데요. 티몬은 유튜브 채널 ‘놈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콘텐츠를 소비와 연계했어요. 쿠팡이 2020년 독자적 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 안에 머무르게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3) 매장에도 놀러오세요~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기업은 오프라인 시설을 활용하고 있어요. GS리테일은 전국에 깔린 편의점 GS25를 거점으로 삼는 ‘우리동네GS’를 출시했어요. 롯데쇼핑은 백화점 시설을 기반으로 명품 전문 이커머스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냉각된 주식시장, IPO 앞둔 마켓컬리는 고민이 깊어지는데...
이커머스 업계의 성공 공식 ‘계획된 적자’ 전략에 의문이 제기
매출보다도 수익성이 관건. 이커머스 업계는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는 중
이커머스 업계가 눈길을 끄는 이색 전략을 도입하는 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함을 보여주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 이커머스 업계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요?
※ 이 콘텐츠는 2022년 10월 1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