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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Feb 24. 2023

요즘 기업을 벌벌 떨게 하는 주인공, '행동주의 펀드'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거대 연예기획사 SM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는 소식이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죠. 뉴스를 읽다 보면 이수만, 하이브처럼 익숙한 이름 사이에서 낯선 용어가 눈에 띄어요. 바로 행동주의 펀드인데요. 이번 SM 분쟁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는데... 행동주의 펀드가 뭐길래 이렇게 관심을 받는 걸까요?




행동주의 펀드 "주가는 우리가 직접 올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펀드, 그중에서도 ‘주식형 펀드’는 여러 고객의 투자금을 모아서 유망해 보이는 주식에 투자하는거죠. 그리곤 주가가 오르길 기다렸다가 주식을 매도해서 수익을 창출해요. 일반 펀드는 일단 투자를 한 뒤 주가가 상승하길 기다리는 것 말고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죠.

반면 ‘행동주의 펀드’는 기다리기만 하지 않아요. 투자한 기업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직접 나서는 건데요. 주식을 가진 사람은 주주가 되고, 주주는 기업 경영에 의견을 제시할 권한을 가져요.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로서 가지는 이 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거죠.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은 다양해요. 비교적 순한맛 행동의 예를 들면...
▶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가를 부양하라 주문하거나, 주주 배당 확대 요구하기
▶ 장기적인 시선에서 경영 전략에 의견을 내거나 경영진 교체 제안하기


하지만 회사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행동주의 펀드는 더욱 거친 빨간맛 행동도 마다하지 않죠.
▶ 매입한 지분으로 경영권을 빼앗고 기업을 매각해 이익 취하기
▶ 소액 주주의 의결권을 모아 주주 총회에서 표 대결하기
▶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 벌이기




왕성하게 활동하는 K-액티비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요즘 한국 행동주의 펀드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요. 2019년만 해도 행동주의 펀드가 대상으로 삼은 기업은 10개가 되지 않았는데요. 작년 한 해,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은 47개로 급격히 늘었어요.

그중엔 SM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죠. 최근 화제가 된 사례는 다음과 같아요.


■ SM 엔터테인먼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SM의 지분을 매입하고 대주주 이수만 씨에게 돌아가는 특혜를 문제 삼았어요. 현재 SM의 경영권을 두고 다툼이 이어지고 있어요.

■ 7대 금융지주: 얼라인파트너스는 신한, KB, 하나 등 7개 주요 은행에 주주 배당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어요. 그중 4개 은행은 주주환원 정책을 펴겠다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에 응했죠.

■ 오스템임플란트: 강성부 펀드라고도 알려진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를 겨냥했는데요. KCGI는 최근 드러난 횡령 사태를 지적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라 요구했어요.

■ KT&G: 안다자산운용은 KT&G에서 KCC인삼공사를 떼어내 분리 상장하라고 주문했어요. 경영진은 분리 상장이 주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했죠.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은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어요. 경영진이 요구 사항을 수용하는지와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요. 행동주의 펀드가 활동하면서 회사가 앞으로 주주의 이익을 더욱 고려할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 덕분이죠. 한편으로는 행동주의 펀드가 이슈를 제기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몰린 덕이기도 하고요.




행동주의 펀드를 보는 엇갈리는 시선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해요. 한편에서는 잘못된 경영 관행이 개선될 거라며 기대하지만, 반대편에선 행동주의 펀드의 저의를 의심하거든요.


■ "행동주의 펀드는 소액 주주 편이야"

한국의 주식회사는 오너와 대주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혀요. 경영 과정에서 소액 주주의 이익을 가볍게 여길때도 적지 않죠. 바로 이때 행동주의 펀드가 유용할 수 있어요. 경영 참여에 소극적인 소액 주주의 확성기 역할을 해주는 것.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는 이런 맥락에서 힘을 얻죠.


■ "말만 번지르르하지, 결국 먹튀 아니야?"

하지만, 결국 펀드는 펀드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어요. 펀드의 속성상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마련이고,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은 소홀히 여길 거라는 우려인데요. 배당 확대,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고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거둬 도망치는 행태가 주로 지적돼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기존 펀드와 달리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주가를 띄우는 행동주의 펀드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기세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데...

경영 관행의 개선을 기대하는 시각과 행동주의 펀드의 무책임함을 우려하는 시각이 엇갈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늘어나고 있어요. 스포티파이나 디즈니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대 기업도 행동주의의 압력에 절절매고 있죠. 더군다나 해외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의 유용함과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분분해요. 과연 행동주의 펀드는 소액 주주의 든든한 무기일지, 아니면 단물만 빨아먹는 이익집단일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2월 20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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