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경제 상식
<금융위키> 시리즈
헷갈리는 금융 용어/상식, 깔끔히 정리해 드려요.
주식 용어 중 '롱 포지션' '숏 셀링' 이라는 말이 있죠. 영어 스펠링이 짧다는 의미의 숏(Short), 길다는 뜻의 롱(long)과 같아요. 주식에선 어떤 뜻일까요. 기본적인 용어니 꼭 알아두면 좋아요.
주식 시장에서 '숏'은 '주식을 판다' 또는 '주가 하락에 베팅한다'는 뜻이에요. 숏 셀링(short selling), 셀 숏(sell short)으로 많이 쓰이죠.
숏 셀링은 공매도를 말해요. 공매도의 ‘공(空)’은 비어 있다는 뜻, 즉 내 손에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예요. 어떤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팔겠다고 '매도 주문'을 하는 거죠.
현재 10만 원인 A주식의 가격이 곧 하락할 듯한 상황이라 가정할게요. 공매도 투자자 김씨는 A주식 1주를 빌려 10만 원에 팝니다. 며칠 뒤 예상대로 주가가 8만 원으로 떨어졌어요. 이때 1주를 8만 원에 사서 며칠 전 빌린 주식을 갚으면? 2만 원의 차익이 생기죠. 이게 공매도의 원리예요.
이렇듯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하는 데에 베팅해요. 그래서 주가가 떨어지는 시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어요.
■ 영화 '빅쇼트' 제목도 비슷한 뜻인가요?
맞아요. 이 영화는 2008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다루는데요. 영화 속 괴짜 주인공들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위기를 예측하고 전 재산을 걸어요. 말하자면 미국 경제의 하락에 베팅한 거죠. 그래서 이 거래는 '숏', 규모가 매우 커서 '빅'이 붙었어요.
롱(long)은 숏(short)과 반대로 매수하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겠다 등을 뜻해요. 핵심은 이 주식은 오를 것으로 판단했으니 사서 갖고 있겠다는 것. 이 상태를 ‘롱 포지션(long positions)’라고 해요.
고수가 아닌 많은 평범한 투자자는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싸지면 파는데요. 이러한 투자 형태가 롱(long)이에요.
어떤 이유로 숏(short)이 매도, 롱(long)이 매수로 쓰였는지에 관한 정설은 없어요. 단지 추정하는 '설'만 있죠.
한 가지 가설은 18세기 초 미국 동부 곰 가죽 시장이 성행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요. 곰 가죽값이 아주 비쌀 때, 똑똑한 상인들이 수중엔 가죽이 부족한데도 일단 파는 계약을 했다고 해요. short은 ‘짧다, 부족하다’라는 뜻이 있어, 이런 매매를 숏 셀링(short selling)이라 부르기 시작했대요.
또 중세 유럽에서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 쓰던 막대기인 ‘탤리 스틱’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어요. 돈거래를 할 때 돈을 빌려준 사람이 긴 쪽을 가지고, 돈을 빌린 사람이 짧은 쪽을 가졌다는 거죠. 그래서 시간이 지났을 때 돈이 생기는 쪽은 롱(long), 갚은 돈만 있는 쪽은 숏(short)이 됐다는 얘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