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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Plus Apr 24. 2024

동료의 성장을 고민하는
시니어 개발자 이야기 (1)

꾸미지 않는 꾸준함의 힘, GDE 안드로이드 개발자 Pluu

'나는 어디까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해본 적 있지 않나요?

주니어든, 미들이든 시니어든, 개발자들의 마음 한편에는 성장에 대한 의문과 갈증이 자리하고 있죠. 그리고 여기, 누구보다 '우리'의 성장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시니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공유, 시너지, 즐거움이라는 핵심 가치 아래에서 나와 동료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나눈다고 하는데요. 그들의 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동료의 성장을 고민하는 시니어 개발자 이야기


책갈피

> 1. 꾸미지 않는 꾸준함의 힘, GDE 안드로이드 개발자 Pluu
2. 성장은 호기심으로부터, 안드로이드 리더 Azki
3. 함께 개발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시니어 신규 입사자, Ooji





프루를 소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프루!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하고 있는 일을 말씀해 주세요. 

Pluu. 안녕하세요, 홈캠프 홈서비스개발팀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는 프루입니다. 카뱅에 온지 4년 조금 넘었고, 서비스 개발과 운영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한지는 12-13년 정도 되었습니다.



Q. '프루'라는 이름은 카카오뱅크에서만 쓰고 계신 건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다른 분들도 프루라고 많이 알고 계시다고요.

Pluu. 중고등학생 시절 보던 동인 만화에서 나온 캐릭터 이름이 '프루'였고, 닉네임을 처음 만들어야 할 시기와 맞아서 사용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벌써 20년 넘게 사용해서, 제 또 다른 이름이라고도 봐도 되겠네요 (웃음).



프루가 좋아하는 이 캐릭터의 이름은 놀랍게도 프루가 아니다. '이즈미 코나타'다



Q. 프루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된 느낌이네요. 커리어의 시작이 안드로이드 개발은 아니었다고 들었어요. 프루가 카카오뱅크에 입사하기 전의 모습도 궁금해요.

Pluu. 맞아요, 첫 커리어는 일본에서 웹/서버 개발로 시작했습니다. 인턴 과제로 처음 안드로이드 개발을 해봤고, 파견 회사 특성상 이런저런 요청이 많았는데, 모바일 개발자에 대한 필요도 그중 하나였어요. 그때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개발에 발을 담게 되었죠. 아무런 베이스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면서 개발했네요. 한국에 들어와서는 지도와 커머스 등 B2C 회사에서 안드로이드 개발 한 길만 파고 있답니다.



Q. 우연히 안드로이드 개발을 만나게 되셨군요. 안드로이드 개발이 매력적이었던 이유가 있었을까요?

Pluu. 성향상 내가 필요한 걸 직접 보고 만지며 만들어나가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백엔드 개발보다는 안드로이드 개발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B2C 회사 위주로 찾아다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용자에게 오는 피드백도 많고, 제가 만드는 걸 제 주위 사람들이 쓰는 걸 원했기 때문이죠.





개발자, 프루


"꾸밈없이 잘 작성하고, 꾸준하게 개발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저는 결코 남들보다 뛰어나다 생각하지 않거든요."



Q. 프루가 개발을 하신지도 15년 차, 10년을 훌쩍 넘겼는데요. 그간의 경력을 돌아봤을 때 프루가 개발자로서 크게 성장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Pluu. 이전 직장인 커머스 회사에서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파트 기술 리딩을 경험했는데, 그때가 큰 변곡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기획, 서버, 프론트, QA가 모두 같은 방향에서 같은 의견, 속도를 내며 일하는, 유니콘 같은 팀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고, 성장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았죠. 이전에는 ‘맹목적으로' 잘하고 싶다고 느꼈다면, 이때 처음으로 '내 프로덕트를 위해 더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Q. 프루가 15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 개발을 해오며, 타협하지 않았던 가치도 있나요?

Pluu. 꾸밈없이 잘 작성하고, 꾸준하게 개발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결코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럼 나는 무엇으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까?' 고민해 봤을 때,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꾸준함이었어요. 기복 없이 꾸준하게 할 때 스스로 만족스러웠고, 제가 개발할 때 중시하는 것 중 하나가 요령보다는 '기본기'거든요. 그래서 꾸준함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쉬워 보이지만, 사실 꾸준함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꾸준함의 비결이 있을까요?

Pluu. 제가 일하는 원칙과도 잇닿아 있는데요. 저는 무엇이든 등가 교환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무언가 하나를 얻으려면 또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달까요? 꾸준함을 위해 저는 잠을 가장 먼저 포기했어요. 시간을 투자하는 게 가장 낫다고 생각했고, 잠을 줄이는 게 제일 쉬웠거든요. 학생 때부터 일찍 일어났다 보니, 이 생활을 거의 20년 넘게 하고 있네요 (웃음). 


헉, 무려 20년이나 지속했던 생활이라뇨! 지쳤던 적은 없으셨나요?

물리적으로 지치기는 했지만 정신적으로 지쳤던 적은 많이 없어요. 오히려 '궁금한 건 찾아본다!'가 제겐 당연했거든요. 그래서 크게 지치진 않는 것 같네요!



지식 나눔 활동에 진심인 프루



Q.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 그 결과로 GDE 자격도 취득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GDE 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GDE 자격을 취득한 이유와 비법이 있나요?
Pluu. 먼저 자격증을 준 구글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딱히 비법이라고 할 만한 건 없는 것 같고요 (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외부 발표나 블로그 작성 등 꾸준히 했던 활동들을 주위 구글 개발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덧. GDE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구글 직원의 추천이 필요하다.)


저는 GDE 자격을 통해 제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에 대한 공신력을 얻고 싶었어요. 큰 혜택을 바라기보단, 제가 말하는 것들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Q. 생각해 보면 프루는 외부 세미나, 네트워킹 등에도 많이 참석하며 지식을 많이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Pluu.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정보들이 많은데요. 저는 핵심적인 정보만을 제공하거나, 너무 많은 정보들로 인해 가려진 내용들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걸 돕고 싶었습니다.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전 돌고 돌아 성장한 케이스인데요. 문제 하나를 만나면 끝까지 파보는 걸 추구하거든요. 그것이 지하 5층이 되었든, 10층이 되었든 끝까지 내려가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시간도 정말 많이 걸렸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네요!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게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한두 가지가 늘어난다면 그것이 곧 성장 아닐까요? 제가 잘하는 것 하나를 계속 연마하는 게 제겐 성장에 관한 답이 되는 것 같아요."



Q. 주니어든, 미들이든, 시니어든 많은 개발자들이 성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낄 때 답답함을 많이 느끼기도 하고요. 프루에게 성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Pluu. 이 질문이 제일 어려웠는데요 (웃음). 성장은 게임으로 따지면 '세련된' 레벨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발의 모든 영역을 잘하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게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한두 가지가 늘어난다면 그것이 곧 성장 아닐까요? 제가 잘하는 것 하나를 계속 연마하는 게 제겐 성장에 관한 답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제 기술적 성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고민도 많이 하고 있어요. 이 연차 정도 되면 성장 곡선이 완만해지는 시기이다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키워나가야 할지 선택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또다시 '꾸준히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어딘가 성장해 있지 않을까요? 


제가 선택했던 정공법, 시간을 많이 투입하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요즘도 퇴근하고 개발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남들은 퇴근 안 하고 잠자기 전까지 그걸 왜 하냐고 물어봐요. 하지만 전 이렇게 공부하는 게 라이프 사이클을 넘어 이미 취미가 되어버려서 (웃음). 회사는 취미를 실습하러 오는 곳 같아요. 어쩌다 보니 실습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와 소스를 얻고, 그걸 바탕으로 또다시 공부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게 되었네요.



Q. 요즘 프루의 관심사와 고민도 궁금하네요.

Pluu. '회사에서 어떻게 좀 더 빨리 개발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반복적인 것을 없애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다른 분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지금 3년 차, 8년 차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이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를' 항상 염두에 두죠. 아무래도 제가 해당 연차일 때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부족한 점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동료들이 다른 개발자들에 기술적으로도, 실력적으로도 뒤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거든요. 저는 당근 하나 주고 채찍 열 개 주는 타입의 사람인데요 (웃음).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마 시니어 개발자라면 다 나의 성장과 동료의 성장에 모두 마음 쓰고 있지 않을까요? 



프루가 동료에게 한 개의 당근을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 시니어 개발자'로 산다는 것


"저에게 도메인이 은행인 것뿐이지, 
‘내가 배운 기술을 쓰는 곳’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는 마음이에요."



Q. 4년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죠. 카뱅의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러우신가요?

Pluu.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해볼 거리가 항상 있다는 점이 좋아요. 동료들이 조금 더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길 바라며 플러그인도 만들어 봤었는데요. 동료들이 그걸 잘 써주고, 유지 보수도 함께해 주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합니다. 제가 어렴풋이 공부하고 익힌 기술을 회사에서 단계적으로 써볼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뛰어난 동료들이 많아요. '이 사람들이 왜 밖에서 활동을 안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아까울 정도랍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나도 아직 부족한 게 많구나'를 느낍니다. 저는 '나무를 어떻게 하면 잘 깎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장인에 가까운 스타일인데, 나무를 물에도 담가보고, 불에도 넣어보는 것처럼 기술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분들도 있죠. 그런 분들을 보면서 인사이트도 많이 얻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어서 스스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마흔 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각각에게 배울 점이 많아서, 카뱅이 좋습니다.



Q. 카카오뱅크에서의 생활이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Pluu. 입사한 해, 카뱅 체크카드에 레터링 입력하는 작업을 맡았어요. 처음부터 제가 맡은 건 아니고 동료의 프로젝트를 도와줬던 일인데요.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저는 정석적으로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러기엔 제 지식의 한계가 있었고, 동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정말 힘들었어요.


제게 회사 생활의 힘듦은 회사 생활 자체가 불편하고, 힘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걸 내 지식의 한계로 해소해 줄 수 없을 때 오는 것 같아요. 동료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요. 





Q. 카카오뱅크 시니어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걸 한 문장으로 말해보자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Pluu. '은행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은행 관련 작업을 할 뿐이다'. 저에겐 도메인이 은행인 것뿐이지 내가 쓰는 기술은 동일하다는 마음이에요. 은행이라서 어려워할 필요도 없고, 그냥 '돈을 다루는 업무다'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Q. 카카오뱅크에서 이루고 싶은 작은 바람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Pluu. 저는 카카오뱅크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이를테면 빌드 머신이 작업물을 검토하는 시간을 줄일 방법은 없을지, 그래서 빌드 머신과 우리 개발자들이 노는 상황을 만드는 거죠. 개발하는데 불편함을 줄일 수 없을까 계속 고민하는 게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카카오뱅크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얻은, 혹은 얻을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Pluu.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저희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의 개발 철학이 ‘공유, 시너지, 즐거움’인데요. 뛰어난 분들과 함께 이 철학 안에서 일하다 보면, '내가 못 했던 것도 많이 있구나', '이렇게 재밌는 것들도 해볼 수 있구나' 느끼는 순간들이 많을 거예요. 실력자 동료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의 앱을 이 정도 규모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며 시너지를 내는 일은 분명 값진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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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장은 호기심으로부터, 안드로이드 리더 Azki
3. 함께 개발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시니어 신규 입사자, Oo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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