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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YourFarmer Feb 16. 2017

천천히, 느리게, 소시지에 자연을 담다

맛있는 소시지란 바로 이런 것

그날은 운명과도 같았습니다

1만 2천원 들고 무전여행 떠났던 대학생 시절 우연히 들린 어느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그녀는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든 중증 뇌성마비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힘겨운 몸짓으로 더듬더듬 벽을 짚으며 한걸음 한걸음 그녀에게 다가오는 그 아이는 시력마저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운명처럼 그 아이가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고 평생 장애인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소시지는 아니었습니다

이귀경 농부님은 간호사였습니다. 꿈이었던 장애인과 함께하는 삶.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사가 되었고 소록도로 떠나 장애인들을 돌보던 그녀는, 장애인 시설이 없었던 제주로 와서 평화의 마을을 설립하였습니다. 평화의 마을 장애인들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던 그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우연히 독일에서 본 소시지 공장을 계기로 '제주맘'이라는 소시지 공장을 세웠습니다.

소시지 마이스터를 찾아가 배운 기술과 독일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며 쌓아온 노하우로 이귀경 농부님은 제주도 1호 사회적 기업인 평화의 마을에서 제주맘 소시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소시지

사람들은 그녀를 말렸습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자연의 먹거리가 주위에 널린 제주에서 무슨 소시지냐고. 그 시절의 '소시지'는 잡육과 전분,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재료의 조합이라는 편견.

그때만 해도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소시지를 만들겠다는 그녀의 진심을 알아주는 이는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우리 땅에서 자란 올바른 식재료, 우리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착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그녀의 진심이 담긴 소시지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현재의 제주맘 소시지가 비로소 완성되었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담은 소시지

제주맘 소시지는 1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완성됩니다. 봄에 심어 직접 키운 텃밭의 채소, 뒤뜰에 있는 참나무에서 고개 내민 버섯, 우리나라 콩으로만 직접 담그는 간장, 한라산에서부터 모인 천연 암반수, 그 물을 마시고 자란 청정 흑돼지. 

천천히, 느리게, 제대로

냉동육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신선한 제주 흑돼지와 직접 키운 유기농 식재료만을 사용합니다. 엄격한 위생공정 하에 이렇듯 천천히, 느리게 만들어집니다. 이귀경 농부님의 철학 그대로. 

텃밭에서 수확한 재료들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소시지를 먹다 보면 버섯도, 파프리카도 보입니다. 굵직하게 들어간 재료만 봐도 어떤 소시지인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흑돼지가 소시지로 가공되면서 생기는 특유의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과 입안에서 터지는 풍부한 육즙은 오감을 만족시킵니다. 고기를 먹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식감과 맛이 뛰어납니다. 냉장육을 사용해 육즙이 살아있고, 싱싱한 각종 재료들과 어우러져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반찬을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인공첨가물은 들어있지 않아 텁텁하지 않고 직접 만든 간장으로 간을 맞춰 짜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그 어떤 레시피도 필요 없이 굽기만 해서 먹어도 맛있는 제주맘 소시지는 볶음밥, 파스타 등 요리에 함께 하면 더욱 근사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제주맘 소시지에는

제주 햇살,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유기농 식재료, 청정 무항생제 흑돼지는 있고 방부제, 색소, 인공조미료, 아질산나트륨, 증량제는 없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자연이 주는 소시지를 추구합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는 안전한 먹거리의 가치와 사회통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지켜내는 이 곳, 평화의 마을에서 자연을 담은 소시지를 당신의 품에 안겨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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