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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May 28. 2024

신약에서의 대리표지자,
신뢰할 만한 데이터일까요?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0528

KV's Note

생존율 등 평가변수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종양학에 비해 만성질환은 치료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직간접적인 평가 기준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전통적인 항목도 있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는 지표들도 존재합니다. 제약과 같이 경험과 데이터가 누적된 산업에서도 어떤 지표로써 효과를 입증하는지 지속적인 디베이트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평가 및 모니터링 기준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우리의 항목이 임상적 검증(validation)을 넘어 효용성(utility)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5월 5주 차 디헬 이슈,

너... 믿어도 되는 거니? 신약에서의 대리표지자


  대리표지자(Surrogate marker)는 임상 시험에서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간접적인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AIDS 치료에서의 CD4 수치, 전립선암 치료의 전립선 특이 항원, 녹내장 치료 시 눈의 안압 등이 있는데요. 치료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1차/2차 평가변수(endpoint)와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일부 임상 시험에서도 결과지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리표지자로 결과를 도출한다면 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FDA는 치료법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대리표지자를 바탕으로 임상 효능을 평가하는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도입하였으며 2018년 활용할 수 있는 대리표지자의 리스트를 공개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리표지자의 효용성에 관한 의문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알츠하이머와 아두카누맙(Aducanumab)입니다. 2021년 7월 FDA가 아두카누맙을 승인할 시, 바이오젠이 제출한 데이터 중에는 '단클론항체가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수치를 감소시킨다'라는 대리표지자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대리표지자의 변화가 임상적 이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두카누맙은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바이오젠은 "판매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아두카누맙을 시장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치료법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대리표지자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과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리표지자를 이용해 증명한 치료 효과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일까요? 

역으로 우리가 만들고 있는 치료제의 효과를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리표지자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이번 스터디에서는 제약에서 대리표지자를 다룬 연구 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JAMA에 발표된 논문은 비종양성 만성질환에서 대리표지자의 효용성과 수용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2018년 FDA가 승인한 평가 변수 항목들 중, 비종양성 질환의 대리표지자와 실제 환자의 치료결과 간 연관이 빈약하다고 주장합니다. 연구팀은 평가변수표에 기재된 30개 이상의 비종양성 질환에 대한 37개의 대리 평가지표를 분석했습니다.


  대리표지자를 1차 평가변수로 제시한 임상연구는 신속 승인과 정식승인(traditional approval)에서 모두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17개(77%)의 대리표지자는 정식승인 절차에서도 증거로 사용되었습니다. 


  FDA가 신속 승인에 적합한 것으로 분류한 연구의 대리 마커에는 알츠하이머병(3개 연구) 및 원발성 사구체 질환에 대한 마커가 포함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승인 경로의 경우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제2형 당뇨,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다룬 연구들이 대리표지자를 이용하여 치료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연관성 부족

  문제는 만성 질환의 1차 평가변수로 사용된 37개의 대리표지자 중 22개(59%)가 대리 지표에 의해 측정된 치료 효과와 임상 결과를 연결하는 메타 분석이 없었습니다. 나머지 15개의 대리표지자의 경우 54개의 메타 분석과 109개의 대리표지자-임상결과 연관성이 제시되었고 이 중 결정지수가 제시된 사례는 59개(41%), 그중에서도 강력한 연관성을 보이는 항목은 10개(17%)에 불과하였습니다.

  즉, 상당수의 만성질환 대리표지자가 실제 임상 결과와 반드시 밀접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며, 신약이 대리 표지자를 기준으로 승인된 후에도 환자에게 기대되는 임상적 이점을 제공하지 못할 위험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후속 검증 부족

  대리표지자를 사용한 승인은 승인 후 또는 검증 연구에 대한 입증까지 포함합니다. 승인 과정에서 실험실 측정이나 영상 결과를 이용했다면, 치료법이 실제 세상에 나간 후에는 사망률, 질병률 또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지 보여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리표지자를 사용한 신약 승인 후에도 후속 임상 시험에서 그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속적으로 스며드는 대리표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평가변수보다 대리표지자를 통해 승인을 받는 신약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반영하는) 임상 평가변수를 이용한 임상시험은 1995~1997년 43.8%에서 2005~2007년 28.4%, 2015~2017년 23.3%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대리표지자를 기반으로 한 승인은 같은 기간 동안 43.3%에서 약 60%로 증가했습니다.



  물론 모든 대리표지자가 신뢰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한 FEV1(일 초간 노력 폐활량) , 원발성 사구체 질환에 대한 단백뇨 등 강력한 지표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추후 신약의 승인 과정에서는 신뢰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많은 대리 표지자가 실제 임상적 이점을 보장하지 못할 경우,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고 의료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대리표지자를 사용하는 경우, 후속 임상 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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