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카카오벤처스는 이런 팀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투자팀입니다.
어느덧 2025년이 시작된 지도 두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저희 투자팀도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의 투자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카카오벤처스 투자팀은 크게 서비스, 게임, 디지털헬스케어, 딥테크까지 총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이번 글에는 서비스와 게임 분야를 담당하는 심사역들이 2024년을 돌아보며 나눈 회고와 2025년에 기대하는 바를 담아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에서 서비스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안혜원 심사역입니다.
작년 하반기, 카카오벤처스 서비스팀은 기존 IT 서비스에만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통한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Non-IT 영역까지 투자 검토를 확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따라 IT와 Non-IT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작년을 돌아보고, 올해 기대하는 바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플랫폼의 시대는 점차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모바일의 해자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데서 발생했었는데요. 이때 카카오, 네이버 같은 굵직한 초거대 플랫폼들이 탄생했습니다.
뒤이어 ‘연결’이라는 가치를 의식주 레벨에서 앞세운 쿠팡, 무신사, 배민 같은 플랫폼들도 탄생할 수 있었는데요. 점차 버티컬이 더 세분화되며 지그재그, 컬리, 마이리얼트립 같은 더 작은 단위의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서비스들은 모두가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고빈도 행동’을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하지만 현재, 모두가 매일 접하는 고빈도 영역 중 비어있는 영역은 과연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영역은 많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여전히 룸은 남아 있을 수 있겠지만, 힘들어진 건 맞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IT 서비스 영역에서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다는 이야기일까요? 그렇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앞으로 기대하는 키워드는 두 가지로 꼽아볼 수 있는데요. 1) 욕구와 2) AI 서비스입니다.
저희는 돈이 되지 않는 버티컬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태든 유저가 정말 원하고, 쓰고 싶은 서비스라면 자연스럽게 ‘돈을 내고라도 쓰고 싶다(Willingness to pay)’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그간 많은 서비스가 수익 창출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유는, 결국 유저가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큼의 무언가를 제공해주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욕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안이나 외로움처럼 인간 본성과 맞닿아 있는 욕구를 건드릴 수 있다면,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 혹은 ‘기꺼이 돈 낼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올해 카카오벤처스가 특히 집중해보고 싶은 욕구는 외로움입니다. 외로움과 불안은 점점 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시니어 인구가 늘어나는 동시에 삶에 깃든 비효율은 하나씩 제거되면서, 유휴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죠.
이러한 변화를 기반으로 외로움을 건드리는 서비스의 유형으로는, 1) 혼자 있는 시간을 채워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2) 외로움에 공감해 줄 수 있는 Companion 서비스 등이 있겠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구를 깊이 이해하고 해결하는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영역에서는 B2B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하는데요. 스타트업이 해결해 볼 수 있는 비효율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제 효용을 줄 수 있는 AI Enabled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AI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부터 2024년 중순까지, AI Enabled 서비스는 AI Hype을 타고 꾸준히 나왔는데요. 특히 이미지, 비디오, 음성 생성에 집중한 서비스가 대거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AI를 접목했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는데요. 기존에 일하던 방식에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에 새롭지만 아주 불편한 방식으로 사용해야 했거나, 기능과 결과물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2024년 말부터 업무와 일상 속에서 실제로 효용을 주는 AI Enabled 프로덕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단순히 ‘AI를 붙인다’를 넘어 유저의 행동과 본질적인 니즈를 고민하는 팀, AI를 위한 AI 서비스를 만들지 않는 팀들이 나타나면서부터였습니다.
예를 들어, AI 기록 서비스를 만든다고 가정해 볼까요? 기록이라는 행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거치지 않고, 이미 증명된 ‘클로바 노트’ 같은 서비스의 UI/UX에 갇힌 채 AI 기능만 추가하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불편함을 해결하며 두 발 더 나아가는 서비스가 탄생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죠.
반대로, 행위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AI를 그 행위에 맞게 가장 최선으로 녹여내는 방식을 고민하는 팀이라면, 기존 AI 서비스들과는 차별화된 ‘진짜’ 편리함과 효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AI 서비스가 실제 효용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국가와 지역 간 편차가 줄어들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장벽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즉, Day 1부터 글로벌로 가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죠.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는 만큼, 유저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2024년 말부터 카카오벤처스는 소비재 영역의 팀들을 만나보고 있는데요. 소비재로 시선을 돌리게 된 건, 똑똑한 IT 창업자와 인재들이 소비재 영역으로 넘어가는 트렌드를 피부로 직접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소비재 시장과 지금이 다른 건 일하는 방식에 있는 것 같은데요. 뷰티 시장만 보더라도, 이전에는 직관과 감에 대부분 의존해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검증된 성공방정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실행하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 방식은 저희가 주로 집중해 오던 IT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로벌에서의 판로가 본격적으로 열렸던 2024년이 지나고, 2025년에는 더 많은 인디브랜드가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저희도 이 영역에서는 아직 배워가는 시기와 단계에 있는 만큼, 더 많은 창업자들과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저희만의 시각을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 VC 심사역이 찾고 있는 창업가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에서 게임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김지웅 심사역입니다.
2024년 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였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쏟아졌는데요. 그만큼 뚜렷한 경향성을 관찰하기 어려웠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대규모 마케팅 경쟁에 뛰어드는 팀들이 있는가 하면, 드래곤볼처럼 기존의 친숙한 IP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유저를 유입하는 팀들도 있었는데요. SEO나 게임 마니아들의 핵심 노드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해 오가닉에 가까운 유입을 시도하는 팀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4년은 업계 전반적으로 큰 성장 없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작년은 리니지라이크 MMORPG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시기였는데요. 글로벌 시장과의 Fit을 고려하지 않은 게임 기획과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글로벌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팀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죠.
예를 들어, 한국 시장에서는 잘 워킹했던 Pay to Win(P2W) 과금 모델은 글로벌 유저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글로벌 유저들은 게임에 시간과 노력을 쏟으며 재미를 느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방식 그대로 P2W 모델을 고수하는 팀들이 여전히 많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해 2025년에는 세 가지 뾰족함을 지닌 팀을 찾고자 합니다.
먼저, User Acquisition(유저 유입)을 등한시하지 않으며, 처음부터 마케팅을 염두에 둔 기획과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는 팀입니다.
이제는 개발만 잘한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게임이 재밌기만 해선 유저들이 더 이상 제 발로 찾아오지도 않죠. 결국 치열한 마케팅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유저 유입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고, 기획자-마케터-개발팀이 긴밀하게 협업하며 실제로 유저가 반응하는 게임을 완성해 나가야 합니다.
▼ 스타트업이 시도해 볼 수 있는 UA 마케팅 아이디어가 궁금하다면?
다음으로는, 기획, 개발, BM(비즈니스 모델) 전반에서 글로벌 시장과의 Fit을 고민하는 팀입니다.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해 온 관성 그대로, 한국 유저만을 타겟으로 게임을 배포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시장과의 Fit을 찾으려면, 초기부터 글로벌 유저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죠.
이걸 잘하는 팀은 공급자 마인드에서 100%를 다 갖춘 완벽한 게임을 출시해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20~30% 수준으로 구현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먼저 배포한 후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개선해 나갑니다. 이처럼 초기부터 테스트를 반복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필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AI를 활용해 개발 비용을 줄여나갈 수 있는 팀입니다.
마케팅 비용에 큰 투자가 필요해지면서, 스타트업 씬에서는 게임 개발 비용과 시간을 모두 줄일 수 있는 다양한 AI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아트 작업은 전체 게임 개발 비용의 60~70%를 차지하는 만큼, 적극적인 AI 도입이 필요합니다.
사실, 기존의 관성을 깨고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면 팀 내부의 강한 의지와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과 업무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어야 하고, 이 모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그래픽 작업이 필요하다면, 기존의 순수 창작을 담당하던 아트팀과 AI 학습용 에셋을 만드는 팀이 별도로 세팅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적용하고,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개발 생산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가 시프트업입니다. 시프트업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는데요. 이를 통해 직원 1인당 창출하는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근 들어 이런 고민을 하는 팀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카카오벤처스도 앞으로 창업자 분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뵙고 이야기 나누며,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고민이 있으시거나, 저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히 연락 부탁드립니다!
▼ 카카오벤처스가 시프트업에 투자한 이유가 궁금하다면?
2024년, 서비스와 게임 영역은 더욱 치열한 경쟁과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한 해였는데요. 그럼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창업자 분들은 언제나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습니다.
카카오벤처스는 2025년에도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는 서비스,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게임, 그리고 변화를 주도하는 창업자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는 도전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
▼ 카카오벤처스 투자팀의 인사이트가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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