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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Jan 16. 2022

팀원의 퇴사..

IT 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22번

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마지막 글을 남긴 일자를 보니 작년 12월 중순에 글을 쓰고 난 뒤 약 한 달 정도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숨 가쁘게 한 달 정도를 보냈던 것 같고,

그 숨 가쁘게 달려온 한 달 사이에 글을 쓸 수 있는 또 다른 소재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소재들 중 하나에 대해서 오늘은 잠깐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짤..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고, 나는 이 짤을 언제 쓸지 고민하고 있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바로 퇴사 짤입니다.

네! 오늘은 바로 이 퇴사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퇴사가 아닌 제 팀원 퇴사에 대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저도 언젠가는 저 짤을 쓰면서 지금 회사를 나가는 날이 오겠죠?

평생직장은 없으니까요 




먼저 이 직원을 면접 보았던 게 11월 중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과 이야기를 한 후 1차 면접으로 제가 진행을 하였습니다.

훤칠한 키에 깔끔한 매너를 가졌던 그 직원이었기에 이미 첫인상은 좋았습니다.

게다가 조근조근한 말투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주장이 확실하면서 생각도 조리 있게 잘하기에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 아쉬웠던 점은

그분의 전 직장에서의 경력과 우리가 찾는 경력이 맞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그래도 뭔가 잘할 것 같다는 느낌

그 느낌 하나를 가지고 대표님께 2차 면접을 제안드렸고

그렇게 그분이 2차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표님도 동일한 생각이셨습니다.

우리가 찾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어서 걱정이 된다는 말,

그러다 보니 신입으로 입사를 해야 되고 직전 연봉보다 많이 줄 수 없다는 말 등

부정적인 이야기를 좀 하셨지만

그래도 신입이지만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태도가 보여서 뽑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연봉협상을 마치고 약 1달 만에 회사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IT 쪽 경험 자체가 없었던 직원이었기에 

처음부터 많은 업무를 주기보다는 조금씩 파악해갈 수 있게 

하나하나 공부를 해보라는 등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 업무를 주기보다는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알려주었습니다.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피드백을 주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음은 옆에 앉아서 하나하나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ㅠㅠ)




3주가 된 어느 날 저에게 채팅으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팀장님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잠시 인근 카페에 가서 앉아서 이야기를 하면서 어려운 말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만 다니려고 합니다."


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왜냐면 그런 느낌이 들기는커녕 조용하였지만 항상 웃으면서 업무를 잘 파악해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저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듣고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하나 더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그것을 고쳐서 조금이라도 나은 팀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러자 힘들게 말문을 연 직원은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팀장님이 대표님과 고객, 또는 다른 팀장들과 부딪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몇 달 뒤 자기 모습이 될까 봐 걱정도 되고

그러한 회사 분위기가 자기에게는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직원 분은 제 옆자리이다 보니 제가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기 안타까워 보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전 직장에서 했던 일이 고객사를 설득해야 하는 업무를 많이 하다 보니

본인 스스로 많이 힘들어하였던 점이 뒤늦게 생각이 났습니다.

아마 그래서 저의 지금 모습과 그 직원분의 과거 힘들었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빨리 그만두기로 결정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알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원하는 퇴사 시기와 향후 진로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을 할 때에도 이렇게 누군가를 떠나보낸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에는 적어도 제가 뽑지는 않았던 분이 오시고

어쩔 수 없이 기약된 이별을 하는 구조이다 보니

그런 것에 대해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역을 하고 팀장으로만 일을 한지가 어느덧 3년 차입니다.

그동안 많은 직원분들을 뽑고 같이 일을 하였지만

이렇게 제가 뽑은 직원분이 저보다 먼저 퇴사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퇴사 사유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퇴사를 한다니 더욱 당황스러웠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다 보니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종류의 사람들과 민감한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때로는 나의 그런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힘든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그러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좌우를 살펴보면서 해야겠다는 점을 조금 깨달았던 일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분이 새로운 곳에서 건승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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