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37번
군에서 내가 했던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고민했던 것은
바로 교육이었다.
교육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래서 업무 명칭만 봐서는
아직도 저런 교육을 하나라는 생각도 들 것이고
어떻게 보면 옛날에나 필요했던 것이지 지금도 필요한가 라는 생각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훈련병, 병사 그리고 초임 장교와 부사관들에게
이런 교육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단순 주입식 교육보다는
마음의 한 부분을 움직일 수 있는 사례 중심의 교육을 많이 하였던 것 같다.
적당한 사례를 찾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많이 하고
거기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토리를 짜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줘도
그 순간에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줄 수 있지만
진짜 사람의 마음이 바뀌어 행동까지 바뀌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딱히 없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 사람의 내면 깊숙한 생각까지 판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군 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내가 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사람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주자라는 마음을 바뀌게 되었다.
특히 정신교육의 주제 중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주제가
이유는 매우 간단하였다.
병사이든 간부이든 대한민국 남자라면 한 번은 와야 하는 곳이 군이기 때문이다.
그게 자발적으로 오든 어쩔 수 없이 오든
한 번에 들렀다가 가야 하는데
원해서 온 사람보다 원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온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충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할 때에는 다른 주제보다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먼저 시작점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군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오는 경향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충성을 강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회사, 즉 내가 다니는 직장도 동일하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해서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생계에 대한 유지를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의 자의보다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있게 된다는 점이 비슷한 점이라고 생각 든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점은 바로 이거라고 생각한다.
충성을 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이다.
군은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 한다.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대표나 주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회사라는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대상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정확한 정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 개인마다 생각은 다를 것이고 이 두 가지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적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에서 충성이란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나는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충성이란 단어보다는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 이런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있는 사람이면 적어도 회사 탕비실에 떨어진 쓰레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는 회사가
조금은 더 좋은 회사가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가 있다.
며칠 전 대표와 몇 가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웅?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군인 출신들이 무조건 충성심이 많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충성심은 수치로 계산을 할 수 있는 것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사람의 마음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좀 당황스러워서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