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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Dec 31. 2016

홈리스 중학생

집을 잃어버린 소년의 이야기

감독 후루마야 토모유키

출연 이케와키 치즈루, 이시다 아유미,

코이케 텟페이


홈리스 중학생은 일본의 인기 개그맨 타무라 히로시 의 소설 <홈리스 중학생>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로, 이 이야기는 그의 실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재미있는 건, 이 홈리스 중학생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인기를 끌자 타무라 히로시의 형이 <홈리스 대학생>이란 제목의 소설을 써서 (역시 실제 이야기) 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홈리스 중학생에 비해 많이 팔리지 않았다고)

영화 홈리스 중학생


그리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홈리스로 지낼 때 생활했던 공원의 미끄럼틀이 유명 관광지가 됐다고 한다.


타무라 히로시는 빈곤 개그로 유명한 개그맨이라고 하는데 종이 상자를 잘라서 물에 적셔서 먹는다던지...뭐 그런 종류의 개그. 웃기려고 종이 상자를 먹은 건 아니고... 이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는 그가 홈리스로 생활하게 되면서 너무 배가 고파서 종이 상자나 공원의 풀을 뜯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는데 과거의 그런 생활을 했던 것을 개그의 소재로 삼은 것이라 어떻게 보면 좀 찡하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볼 때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생각하고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너무 작위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억지로 상황을 짜맞춘 듯한 느낌이라 보기에 편하지는 않았다. 특히 종이 상자를 뜯어 먹는 장면을 보면서는, 저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싶었는데...실화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영화 홈리스 중학생

홈리스. 집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타무라 히로시는 방학 전날 (그러니까 방학식을 한 날) 한 여학생으로부터 방학하면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는 데이트 신청을 받고 기뻐한다.

영화 홈리스 중학생

그러나 집에 돌아오자 문은 굳게 잠겨 있고 열쇠로 문을 열어 보려 하지만 문도 열리지 않는다. 세간살이는 집 밖에 다 나와 있는 상태. 학교에서 돌아온 누나와 형도 영문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영화 홈리스 중학생

때마침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아버지는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살라고 말하며 '해산'을 외치곤 사라져버린다. 졸지에 갈 곳 없어진 세 남매는 우선 필요한 짐부터 챙기긴 하지만 당장 어디서 잠을 자야 좋을지 몰라 막막한 상태다. 그 와중에 히로시는 '나는 친구 집에서 자면 된다'고 말한다. 아직 대학생인 형에게, 그리고 고등학생인 누나에게 부담이 되기 싫었던 히로시는 혼자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영화 홈리스 중학생

하지만 히로시 역시 갈곳이 없기는 마찬가지. 히로시는 집 근처에 있는 똥 모양의 미끄럼틀 위에서 생활하게 되고 그곳에서 생활하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친구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친구 집에서 지낼 수도 없는 노릇. 어른들은 힘을 모아 세 남매가 함께 살 집을 마련해준다. 돈은 천천히 갚아도 되니 우선 이곳에서 생활하라며 집을 구해준 것이다.
 
히로시네 집이 어쩌다가, 가세가 기울어진 것인지. 그 이유는 이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에겐 어떻게 보면 가정의 울타리이고, 마음의 고향이며 집이다. 그러한 집을 잃어버린 소년이 다시 잃어버렸던 집을 찾아 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로 보는 내내 가슴이 참 많이 아팠다.
 
특히 주인공의 어머니는 병으로 일찍 돌아가신 상태. 아마도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엄마가 아프면서부터인 것 같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들었을테고. 암환자를 병간호 하느라 아버지는 거의 일도 하지 못했을 테니까. 가정에 빚만 늘어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일본은 강대국 중 하나다. 물가도 비싸고. 일본인들이 다 잘 살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일본에도 홈리스들이 많다고 한다. 홈리스들만 모여 사는 천막 촌 같은 곳도  있는듯 하고.... 사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 파란 비닐 천막이 홈리스들의 거처라는 것을 잘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암튼, 그런 곳이 꽤 많은 것 같았다.
 
홈리스는 집을 잃어버린 사람이 아니라, 가정의 온기를 잃어버린 사람인지도 모른다. 마음의 고향인 부모님을 잃어버린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죽고 난 뒤부터 우리는 내내 홈리스였다"라고 말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슬펐던 것 같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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