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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Nov 21. 2016

뷰티 인사이드

보이지 않는 사랑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감독 백종열

출연 한효주, 박서준, 이동휘, 유연석, 우에노 주리, 천우희, 박신혜, 고아성, 이동욱, 이진욱, 김상호, 김주혁, 김희원, 조달환, 배성우, 이범수, 이경영


18살. 자고 일어나니 아저씨로 변해버린 남자, 김우진. 그의 어머니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겨 주며 담담히 우는 아들을 안아준다. 이 남자의 변신은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듯 자고 일어날때마다 모습이 변한다. 여자도 됐다가 노인도 됐다가 꼬마가 되기도 하고 외국인이 되기도 한다.

이 상태이니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할터. 남자는 학교를 그만두고 목수가 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그녀는 내가 어떤 모습이든 한결 같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난 언제나
처음 본 손님일 뿐이었다.
(김우진)

얼굴 없는 가구 디자이너로 승승장구 하던 어느날, 그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 때문에 사랑을 포기할까 생각도 하지만 포기하지 못한다. 상태가 괜찮을때 고백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아무리 겉모습보다 내면이 중요하다지만
첫인상이 좋아야 기회가 생기는 법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가 된다. 잠을 안 자면 모습이 변하지 않으니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잠을 안 잔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그러나 지하철 안에서 깜박 잠이 들고 말았는데 아뿔싸. 대머리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고 만 것이다. 그녀에게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는데 변해버린 모습으로는 아니 될 일이다.

결국 그녀에게 여자로 변해버린 모습으로 내가 김우진이라고 털어놓는 남자. 그녀는 믿을 수 없어 하지만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중년 여성으로 변한 우진을 우진의 어머니인줄 알고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는 상백 _영화 뷰티 인사이드

친구의 사정을 알고 있는 15년지기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상백은 그녀에게 그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고 얘기한다.


두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를 곁에서 지켜 보는 상백.

그럼에도 두 사람의 사랑은 굳건한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보기좋게 거절 당한다.

매일 얼굴이 바뀌는 그를 만나오면서 그녀는 불면증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부작용이 심한 약을 복용해오다 쓰러지기까지 한다.

이별의 악수를 나누는 우진과 이수

그리고 그는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것이 유전이라는 사실을 어머니로부터 듣고, 그녀를 보내주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진다.



언니. 어디 갔었는지 뭘 먹었는지
같이 갔던 식당 반찬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 사람 얼굴이 기억이 안나.
어떡해. (홍이수)

남자는 체코로 떠나고 여자는 남자를 만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남자가 떠난 후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게 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거짓말처럼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왔다.
약을 먹지 않아도 잠을 자고 일어나고
운동도 시작했고 작은 계획들로 일상을
채워가. 그리고 가끔 나에게 물었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
날마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네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
(홍이수)
영화 뷰티 인사이드

두 사람은 재회를 하게 되고 영원히 서로의 곁에서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이들에게 남자의 매일 변하는 외모는 리트머스 종이와도 같았다. 아름다운 내면을 보여줄 리트머스 종이 말이다.

보이지 않는 사랑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그것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달려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남자가 나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 영화에서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본디 나무는 변하지 않는다. 그 고유한 성질은. 그러나 목수의 손길이 닿으면 나무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각가지 가구로 다시 태어난다. 나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무는 의자도 되고 옷장도 되었다가 침대가 되기도 하고 식탁이나 책상으로도 변한다.

이 의자는 사용된 목재가 좀 특별해요.
오래되거나 버려진 선박으로
만들어졌거든요.
참 신기하죠. 나무였다가
배였다가 이젠 또 이렇게 의자였다가.
(홍이수)


나,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없어.
이렇게 매일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아.
다 같은 너니까. 난 네 안에 김우진을
사랑하는거니까. 미안해. 오래 걸려서.
(홍이수)


하지만 갖가지 모양으로 제모습을 달리한다 해도 그것이 나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참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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