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반듯하지만
딱딱하지 않은
동그랗고 작은 것이
네모반듯해지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야 했을까
쉽게 부서지는
연약함이
싫지 않은 건
부드럽기 때문
헐값에 비닐봉지에 담기지만
냄비 속에서 제 몫을 다할 줄 알고
하루 세 번 빠짐없이 채워지는
밥상 위에서
온몸이 부서져라 헌신하는
너의 노동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하루와 닮아 있는 것을
그리하여 그 누구보다
든든하게 한자리를 꿰차고
식탁 위에 올라앉아
국물에 푹 젖어
고춧가루로 뒤범벅이 된
몸으로도
따뜻한 밥상을 만든다.
* 사진 : 한정판 의리 두부 상품 포장지에 그려진 배우 김보성 캐릭터와 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