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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by 기록 생활자

설명이 되지 않는 거예요
어쩌다 흐르는 눈물 같은 것은

지금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같은 것은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위해
천천히 낙하하는 눈송이 같은 것은

오늘이 사라지는 시간이 와도
오늘이 내일 속으로 숨고
내일이 오늘 속에 숨어서
늘 오늘이 사라지고
오늘만 남아도

오늘이 사라지는 게 아니듯

내가 당신에게 주었던 마음이
시간이 흘러 변한다 해도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그 순간, 그 시간 속에 남아있듯이

가을 밤에 문득
떨어지는 낙엽에 쓸쓸해지는 것도
단풍을 보며 행복해지는 것도
설명할 수 없는,

산다는 것은 모두
그런 일.

당신이 나를 이곳에 세운 이유를
내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둔 채
또다시 오늘을 건너갈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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