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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햇살 아래

by 기록 생활자

같은 걸 봐도 느끼는 건 다르다.
난 우리가 같은 걸 느꼈으면 좋겠어.

그럼, 그건 사랑이지
사랑 아니면 뭐겠어.

좋았던 건 모두 어제에 숨겨져 있다.
지금 너는 내곁에 없으니까.

이런 말들은 이제 식상하다.
식어버린 커피처럼 맛이 없다.

그의 것은 그의 것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내것이 아니니까.
그의 시간을 훔치고 싶었다.
그건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니까.

어떤 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어떤 건
바라보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

그의 시간을 영원히 훔칠 수는 없으니까.
감정은 물처럼 흐르는 것이지만
수도꼭지처럼 튼다고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갈증이 나는 것이다.
한여름, 정오의 햇살 아래에서처럼.

"이 시간 말고 다른 시간을 줘"

다른 시간은 끝내 오지 않을 것이었다.
같은 걸 봐도 느끼는 건 다르다.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각자의 시간은 각자에게 남을 수밖에
없었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또
혼자였다.

정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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