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수집_ 오다 주웠다
“어른들은 청양 고추 다 먹어.”
급식으로 청양 고추가 나온 날이었을까? 초등학교 근처에서 지나가는 여학생 두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는 줄 알고, 또 잘한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시간이 사람을 단단해지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그래서 어릴 때 겁이 나서 할 수 없었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도전해볼 용기가 생기기도 하고, 그렇게 알게 모르게 한뼘씩 성장해 가는 것이 어린이의 시간이라는 것을.
청양 고추에 도전을 한 어린이는 “그래도 청양 고추 너무 매워”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무심코 집어 먹었던 푸른 고추가 너무 매워서 놀랐던 모양이다. 어른이 되면 지금은 먹을 수 없는 청양 고추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귀여웠다.
줄넘기를 하듯 시간의 허들을 넘어가며 그렇게 누구나 어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