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 알레프의 ‘창문’
이른 아침에 눈떠
오늘의 날씨는 흐려
비가 오면 아무것도 못 하겠지 난
이런 마음을 높여 하늘 빛을 겨우 닮았어
애써 구름 위에 걸쳐져 있지
나의 창은 굳게 닫아 두고
해가 뜨면 그때 열어줄래
얘는 왠지 비를 좋아하니까 말야
밖에서 비를 맞게 할래
슬픔을 가지런히 개어두고
집 밖을 나와 걸었어
먹구름이 몰려오기 전까지 말야
나를 아무도 아니게 만드는
나는 밖에 두고 들어왔어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면 안되지
나의 창은 굳게 닫아 두고
해가 뜨면 그때 열어줄래
얘는 왠지 비를 좋아하니까 말야
밖에서 비를 맞게 할래
창 밖에 서성이는 내 모습 안쓰러워
개어놓은 슬픔을 입으라고 던져줬네
나의 창은 굳게 닫아 두고
해가 뜨면 그때 열어줄래
얘는 왠지 비를 좋아하니까 말야
밖에서 비를 맞게 할래
창문_알레프
감정에 따라 시시때때로 갈아 입게 되는 마음의 옷. 슬픔의 옷을 걸친 날에는 슬픔을 잘 개어 두었다가 슬픔에 젖어 있고 싶어하는 나에게 외투처럼 던져 주고 창문 밖에 잠시 세워 두도록 하자. 한 걸음 멀리 떨어져서 그 감정을 바라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 슬플 때는 그냥 슬퍼해야지. 슬퍼하면서 그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지. 매일 흐린 날이 없듯이 기분의 날씨도 언젠가 맑음으로 바뀔 테니까. 그런 이야기로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