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상자

빛과 그늘 사이

빛과 그늘 속에 존재하는 삶

by 기록 생활자

그늘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또한 빛이 있는 곳에도 삶은 있다. 나는 한번 죽었던 적이 있다. 심장이 멈추었지만 의식이 살아있어 어떤 의료적 도움을 받지 않았음에도 죽지 않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죽어가는 것을 보았고 저승을 보고 돌아왔다. 정확히 저승과 이승의 경계였을 것이다. 그곳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곳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니 돌아가라는 신의 음성을 듣고 이승으로 돌아왔다.


그때 나는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어떤 기적이 일어났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고 그것을 목격한 의료진들도 그저 신기하다고 밖에 말하지 못했지만 분명하게 이건 말할 수 있다.


신은 존재하며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 언젠가 때가 되면 하늘로 돌아갈 존재라는 것. 그러나 나를 이승에 붙들려 있게 한 것은 삶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것도. 언제나 그늘 쪽에서 빛이 있는 쪽으로 걸을 수 있었던 것도 역시 삶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것도.


어쩌면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일 것이다. 삶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지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순간에도 나와 다른 풍경 속에 서 있는 사람의 여행을 흘끔 거리며 부러워지는 순간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타인이 서 있는 풍경을 부러워하다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장관을 놓칠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의 모든 순간은 현재에 집중되어 있고 현재에 집중해 시간을 보내야 알차게 즐거울 수 있듯이 삶이라는 여행도 오늘 하루를 여행지에서 보내는 하루처럼 현재에 충실하며 즐거움을 찾다 보면 매일 새롭고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인간에게 남는 것은 결국 ‘현재’ 밖에 없을 테니까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 오늘을 가장 잘 사는 일일지 모른다.



설령 네가 삼천 년, 아니 삼만 년을 살 수 있다고 할지라도, 지나가는 것은 오직 지금 살고 있는 삶이고, 너는 지나가는 삶 외에 어떤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너의 인생이 이무리 짧거나 아무리 길어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현재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고, 지나간다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다. 지나가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과거나 미래가 지금 네게서 지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뺏길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두 가지를 늘 명심하라. 우주는 영원 전부터 동일하고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백 년을 보든 이백 년을 보든 영원히 보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가장 짧게 산 사람이나 잃는 것은 똑같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은 빼앗길 수 없고, 모든 사람은 다 똑같이 현재라는 순간만을 소유하고 있어서, 그가 누구든 오직 현재라는 순간만을 잃을 뿐이기 때문이다.


-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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