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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기범 Dec 11. 2019

[D+190] 0.5세, 발을 먹어도 칭찬해

조금 늦었지만 야무진 발 먹기 돌입


"발을 먹어도 칭찬받는 나이, 그대 이름은 0.5세."


아기를 지켜보는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서너 살 된 아이가 앉아서 자기 발을 쪽쪽 빨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장에 뜯어말릴 일이다. 서른 살 어른이 그러고 있다고 생각ㅎ.. 아 이건 좀. 그렇다, 발을 먹어도 칭찬받는 나이는 0.5세 아기 너뿐인 것이었다.


굳이 다른 아이와 비교해보자면 조금 늦었다. 빠르게는 4개월, 보통은 5개월쯤 발을 찹찹 먹기 시작했다는 글이 많다. 뭐 뒤집기도 5개월 넘어 시작했으니 발 먹기가 늦은 것은 당연지사. 그래도 늦지도 않게, 빠르지도 않게 착착 발달 단계를 밟아나가는 모습이 고마울 뿐이다. (보통 4개월이 되도록 목을 가누지 못하거나 10개월까지 기지 못할 경우, 16개월까지 혼자 걷지 못할 경우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한다. 네이버에는 발달지연 및 발달장애 부모님들이 모인 카페도 있으니 살펴볼만하다.)


왜 우리 아기만

늦는 것처럼 느껴질까?


결국 내 고민은 '우리 아기는 왜 조금 늦는 것, 아니 그런 것처럼 느껴질까?'라는 데에 이르렀다. 대충 고민해본 결과(대충이다, 진지한 게 아니다!)는 이렇다.


첫 번째는 SNS 효과다. '우리 아기는 정상적인 시기에 뒤집었답니다!'거나 '우리 아기는 남들보다 많이 늦게 뒤집었답니다!'라고 자랑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다. 대부분은 '생후 100일밖에 안됐는데 뒤집다니!'라며 신이 나서 업로드를 하기 마련. 당연히 업로드되는 아기들은 의학적 평균보다 발달 상황이 좋을 확률이 높다.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7개월이 지나면 두 팔로 바닥을 지지하고 상체를 들고 기기 운동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신체발달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나, 어쨌든 뭐 그렇다는 말.


두 번째는 성별 차이. 어떤 사람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통계적으로 남아와 여아의 발달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다. 체중부터 남아와 여아를 구분해서 살펴본다. 국내 연구에서도 '남아가 여아보다 출생 시부터 신체 발육이 우수하고 운동능력의 발달 수준이 높다.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윤혜련 등, 2004; 임명희 등, 2011). 반면 여아는 언어발달이 우세하고(윤혜련 등, 2004). 


물론 이런 연구결과마저 현재의 영아 교육 습관이나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한 생후 교육의 효과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은 없으나, 그런 연구결과는 아직 찾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생득적인 요소 외의 생활습관이 가져오는 발달의 변화는 통상 12개월 이후부터라고 하니(정미라 등, 2013) 어쨌든 남녀의 생득적 신체 발달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 


세 번째는 '대근육만 발달'이라는 고정관념. 아기의 신체발달은 대근육과 소근육으로 나누어 봐야 한다. 대근육 운동은 기기, 서기, 뜀뛰기, 걷기, 한 발로 서기 같은 운동으로 팔다리 몸통을 쓰는 운동을 말한다. 소근육 운동은 손을 뻗어 물건 잡기, 손가락 쓰기, 끼적거리기 등을 말한다(정옥분, 2012). 우리 아기의 경우 대근육 운동은 남들(SNS 비교군 포함)보다 조금 늦지만 소근육 운동에는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어 벌써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 물건을 들어 올리는데 관심을 가지고, 또 계속해서 시도해보는 중이다.


사바사, 

그것은 진리


흔히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라고 하지 않던가. 아기도 마찬가지다. '아기 바이 아기'라고 해야 하나. 아기의 발달에는 배태 기간(몇 주차에 태어났느냐), 생득적인 면, 환경적 영향, 부모의 역할 등등 변수가 엄청나게 많다. '이래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마지노선보다 늦으면 병원에 가보시라'는 것.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는 부모님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자료를 찾던 중 구한 '0세 영아를 위한 신체운동 지원 프로그램 개발 연구'라는 학술자료에 포함된 프로그램을 공유한다(노희연, 2014). 대근육 소근육으로 나뉘어 있어 보기에 좋다. 하루에 하나씩만 하고 놀아도 한 달이 훌쩍 갈 테니 참으로 훌륭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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