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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Jun 01. 2021

큐슈를 돌고 돌아 집으로

2018년 8월15일(6일째)-큐슈고속도로

비 내리는 미야자키

밤새 장대비가 내리고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비가 오락가락했다. 간단하게 요거트, 크로와상, 모닝빵, 스크램블, 오렌지 주스 등으로 조식을 먹고 짐을 싸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막 나왔을 때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다. 다행이라면 우리가 떠나는 날이기에 상관은 없지만 태풍으로 인한 기상 악화가 더 심해지지 않기만 바랄 뿐이었다. 거리의 야자수 잎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며 미야자키에서 출발했다. 후쿠오카 국제공항까지 300km의 여정을 시작되었다. 먼 거리였지만 운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것도 여행의 일부분이었다. 라디오를 켜고 노래를 들으며 고속도로를 쭉 탔다. 미야자키를 빠져나오니 날은 개어서 화창한 날씨로 변모했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이와 어머니

미야하라 휴게소에서 정차를 하고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사람들도 연휴라 그런지 내부에는 앉을자리가 없어서 자리가 날 때까지 살펴봐야 했다. 식사는 몇 가지는 골라 담고 카운터에 메인 요리를 주문하는 식이었는데 삼각김밥 3개에 우동 2개, 자루소바 1개, 새우튀김을 주문해서 먹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간식으로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타코야키를 사줬다. 우리의 호두과자 같은 국민 간식인 타코야키 위에 올려진 가츠오부시가 하늘거리니 아이가 신기해했다.


이제 곧 출국

렌트카 반납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 주유소에서 반납 전 주유를 했다. 오후 2시가 되어 안전하게 렌트카 반납 장소에 도착했다. 미야자키에서 후쿠오카까지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가 무려 6천 엔 정도 나왔다. 역시 일본의 비싼 공공재 서비스 가격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큐슈 일주 6일간 1000km를 넘게 우리는 달리고 달렸다. 아내는 외국에서 운전이 쉽지 않은데, 여행 내내 운전을 도맡아서 피곤해도 참고 안전하게 운전을 끝까지 해냈다며 칭찬했다. 이렇게 무사히 후쿠오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이는 공항 앞에 보이는 후쿠오카 경찰차가 멋졌는지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아픈 곳 없이 공항에 올 수 있어서 감사했다. 짐 부치고 출국 수속하고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일본고교야구인 고시엔이 방송되고 있었다. 아이는 야구엔 관심이 없어서 편의점 시식 행사하는 곳에 가서는 이쑤시개로 야무지게 몇 개 집어 먹으면서 맛을 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우리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여자아이와 둘이서 계속 먹으니 점원이 무릎을 굽혀 아이들이 편하게 시식할 수 있도록 해줬다. 입국 시간이 되자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데 아이는 혼자 자기 여권과 티켓도 제출하고 받을 줄 알았다. 비행기에 타서는 할머니가 사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본의 여름, 고시엔 야구

6일 동안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면서 눈을 가득 채우고 배도 가득 채웠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의 친절과 대화가 즐거웠던 시간이어서 좋은 기억을 담고 떠나게 되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처럼 워낙 국가 간 부침이 많지만 뗄 수 없는 이웃나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바르게 만들어 가야 할 것은 바르게 만들어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마음 편히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 듯했다. 대구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찾고 잠들어 있던 자동차에 시동을 건 다음 산뜻하게 집으로 출발했는데 빌렸던 와이파이 기계를 반납하지 않아서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서 기계를 반납하느라 시간이 다소 늦어졌다. 그렇게 또 돌고 돌아 250km를 달렸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고향에 온 기분을 냈다. 내가 사는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비가 세차게 내려 차선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고 자동차는 비에 홀딱 젖었다. 일본에서 한국에서 비를 뚫고 무사히 도착한 집에서 잠들며 일본에 작별 인사를 했다.


자기 여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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