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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Jun 01. 2021

다시 지구여행이 시작되길

국경 밖으로 떠나는 여행의 느낌을 고대하며

국경 밖으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시작했던 그때

글을 쓰고 있는 2021년의 여름에도 여전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공격은 매섭기만 하다. 언제 다시 이런 여행이 시작될 수 있을까 초점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질문에 매번 갈 곳 잃은 대답만 되뇌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와 아내의 영향인지 아이도 여행을 무척 좋아해서 어디든 가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벌써부터 여행 스타일이 다른지 아이는 걷는 여행보다는 쉬는 여행을 좋아했다. 걷는다면 산 속이나 바닷가나 자연을 걷는 걸 좋아해서 도심 여행을 좋아하는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듯했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내가 사는 도시를 거니는 것도 여행이 되고, 가까운 곳을 가는 것도 여행이 되지만 여권을 챙기고 비행기를 타고 국경 밖으로 떠나는 여행이 언제 다시 될지 요원하기만 한 현실이 답답하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려 본다.


국경 밖 여행을 할 때 거의 대부분을 어머니와 함께 했었다. 어머니와 함께 하기 위해선 어머니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어머니의 첫 해외여행은 내가 대학생 시절이었던 2007년 7월에 나와 함께 떠났던 중국 베이징 여행이었다. 어머니 나이 40대 후반에 떠난 여행이 첫 해외여행인데 이후 어머니는 친구들과도 떠나고, 우리와 함께 떠나며 많은 곳을 여행했다. 어머니의 집 거실에는 커다란 세계 지도 패널이 있어서 나라별 자석으로 간 곳을 표시해놨는데 이제는 꽤 많은 곳을 가셔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정정한 발걸음으로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걷고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하고 끝까지 정리를 하고 마지막에 쉬는 어머니여서 언제나 건강할 줄 알았는데 지금 많이 아프시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로 가는 관문이 막힌 지금 열심히 치료받고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 중에 있으신데 어서 다시 정정해진 발걸음으로 우리와 함께 걷는 여행을 했으면 간절히 소망한다.


아이가 크면서 여행을 가도 매해 느끼는 바가 다르고 아이가 행동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매번 달라진다. 아이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어느새 <아이와 세계를 걷다>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돌도 안 지난 시점에서 여행을 다녔는데 아이는 훌쩍 커서 만 7살에 초등학생이 되었다. 본래 장거리 여행을 기록으로 남겨 아이와 함께 갔던 시간과 공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는데 유럽 여행을 남겼던 <아이와 세계를 걷다>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북미 대륙 여행을 적었던 <아이와 세계를 걷다 2>에 이어서 우리나라의 이웃 나라인 중국, 일본, 필리핀을 여행한 <아이와 세계를 걷다 3>가 나오게 되었다. 아이의 첫 해외여행이 홍콩과 마카오여서 그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너무 어려서 아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민망한 정도의 아이였지만 이번 이야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이 커가는 것이 보여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저번 시리즈와 비교해서 일상보다는 우리가 갔던 곳에 대한 설명이 많은데 그건 오랜 기간 동안 우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나라들이고 나와 인연이 깊은 나라들이기 때문인 듯했다.


아이에게 여행을 갈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여행은 느낌이다.', '여행은 날씨가 8할이다.'라는 말을 자주 해서 아이도 알고 있는 말인데 함께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음식을 먹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밤을 보낸다는 것은 오감을 팽배하게 쓰기 때문에 느낌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그리고 화창한 날씨 속에서 온전히 그 도시를 느껴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날씨가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 여행들은 그런 명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여행들이었다. 날이 좋아서 더 그곳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고, 날이 좋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아 있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다시 국경 밖 여행을 할 수 있을지 기다리고 있지만, 다시 시작된 여행을 기록으로 남겨 지금보다 더 커있을 아이와 함께 한 여행들로 <아이와 세계를 걷다 4>가 나오기를 고대한다. 하루빨리 지구여행이 다시 시작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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