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깔고 집 설계(2)

by 오스칼

건축의 기초부터 배우기 위해 동영상 사이트에서 차근차근 찾아가면서 공부해서 정리했는데 전원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 결로 방지, 누수 방지였다. 특히 단열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어서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태반이었기에 계속 공부했다. 열 전도율이니 관류율이니 하는 말이나 자재 용어와 특징, 단열 공법 순서 등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에 이해 안되는 공식 투성이었는데 나중에 건축사사무소를 찾았을 때 대화가 되어야 하기에 무조건 알고 가야 했다. 지붕은 누수 방지를 위해서 박공지붕 형태가 가장 좋다고 해서 그렇게 설계해보았다. 그리고 다락 창문만 하나 내는 것으로 했다. 지붕 자재는 리얼 징크로 해서 오래가는 지붕으로 실용성과 디자인을 생각했다. 외장재는 검은색의 지붕과 대비되게 하얗거나 밝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스타코 플렉스 같은 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설계 어플로 할 수 없는 이런 단면은 직접 그려가며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도록 공부했다.


틈만 나면 설계 관련 동영상과 건축 자재, 공법 특징, 유의사항을 찾아보고 하니 새벽 2, 3시를 넘기기가 일쑤였다. 처음에는 전혀 바탕이 없어서 장벽이 느껴졌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시작을 하니 어느새 조금씩 동영상에서 설명하는 것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그랬다. 그러면서 설계는 끊임없이 다듬어갔다. 처음에는 'ㄱ'모양이나 중앙이 돌출된 모양 등 여러 모양을 만들어봤는데 단순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하자 문제와 경제성을 잡을 수 있어서 직사각형 모양으로 다듬어졌다. 그렇게 다듬어보고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몇 차례 하니 다들 납득할 만한 수준까지 만들어졌다. 설계 어플로 3D를 돌려보니 조감도가 실제처럼 느껴져서 꼭 이 안에 사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전등도 설치하고 스위치, 콘센트 위치도 나름대로 정해보니 금방이라도 이 집이 만들어질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1627885133402-3.jpg
1627885133402-2.jpg
수정을 해가면서 자세해지는 설계 과정


설계가 얼추 끝나갈 때는 다양한 집을 소개하는 교양 프로그램을 수없이 보았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구조의 집과 사람들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나의 선배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라는 느낌도 받았고, 내가 저 프로그램에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할지도 상상해보았다. 다들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자신의 개성과 애정이 담긴 집을 만드는 과정, 사연을 들어보니 다소 지쳐갔던 내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위안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았다. 개중에는 혼자 집을 만든 금손들도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설계부터 자재, 시공까지 혼자서 했다는 사연은 너무 놀랍고 대단해 보였다. 가족을 위해서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집을 만든 사람들의 행복과 웃음을 보니 나도 집을 만들고 저런 행복의 나날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간간히 완공된 다른 전원주택들의 모습도 살펴보고 시간은 어느덧 흘러 한 달이 지나 계약금 잔금 치르는 날이 되었다. 부동산에 이번에는 특별히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함께 계약을 진행했다. 법무사와 중개인, 매도인 모두 나와서 함께 진행했다. 돈을 보내고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는데 큰돈이 오가고 땅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덤덤하면서 실감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끝나고 나서 부동산에게 부탁해서 건축사사무소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나와 외삼촌이 직접 아는 건축사사무소가 없었기에 소개받아서 한번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듯했다. 우리 나름대로 건축 설계가 끝나고 준비가 되었기에 이제 다음 스텝으로 건축사를 만나서 인허가를 위한 설계 상담이 필요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에 드디어 건축가 미팅을 잡아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어플 깔고 집 설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