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살 아이와 단둘이 블라디보스토크(7)

2019년 9월 12일(4일째)-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by 오스칼

전날에 새벽 기상이 염려되어 잠을 계속 설쳤다. 아이를 데리고 제시간에 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조금 있었나 보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선잠이 든 채로 있다가 6시 10분에 맞춘 알람 소리에 바로 일어나서 미리 챙겨놓은 짐을 가방에 넣고 옷을 갈아입고 아이를 깨웠다. 하지만 아이는 꿈나라를 여행 중이라 바로 일어나지 않아서 잠이 든 채로 내가 옷을 갈아입혔다. 그 와중에 아이가 일어나서 정신이 든 상태로 씩씩하게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6시 40분 안에 준비를 마치고 짐도 잘 챙겨서 아르바트 거리로 나왔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떠나기 전

새벽 공기가 상쾌하고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없이 적막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적막한 거리에는 다시금 왁자지껄한 소리가 채워지겠지만 그때 우린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일 것이다. 여명이 완전히 밝아오지 않아 약간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거리에 시원한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며 공항 철도역까지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이제 마지막이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아이가 찍었는데 사람이 안에 들어가게 잘 찍어서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일등공신은 좋은 날씨였다. 여행은 우리가 서있는 공간과 지나가는 시간이 곱해진 느낌인데 그 8할이 날씨라고 생각한다. 가는 길이 마지막이라 이곳저곳 보이는 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서둘러 걸었던 덕분인지 제시간에 역에 도착했고 아직 발권 창구가 열리지 않아 잠깐 기다렸다. 우리 이외에도 기차를 타고 공항을 가려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신기하게 우리와 같이 입국했던 사람들이 몇 명 눈에 익어 우리와 같은 코스를 밟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6시 58분이 되니 티켓 창구가 열려서 발권하고 기차를 탔다.

기차 타기 전에 기념하고자 아이와 사진을 찍었다. 이번 여행은 둘이서 한 여행이라 그런지 간 곳을 남기고자 사진을 3박 4일 여행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찍은 듯했다. 둘이 다니니 더 내밀한 감정이 생기고 챙기는 순간도 있었고 서로 의지하면서 다니게 되니 그 끈끈함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나 보다. 한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멀어지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바라보았다. 무사히 도착해 공항 역에 내려서 출국 수속을 밟았다. 새로 단장해 세련되고 깨끗한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은 갈 때도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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