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는 제가 알아서 잘 볼게요.

너나 잘하세요.

by 서준파파

“사고 치셨네. 어휴. 진짜 민폐다. 민폐.

집에서 내려먹지. 저걸 어떻게 치우냐.

정말 맘충. 맘충이 맘충이지 뭐.

야. 저건 진짜 답 없다.”


영화 82년 생 김지영에서

김지영이 커피를 닦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수근거리며 한 말입니다.


맘충, 노키즈존이라는 단어에

사람들은 찬반 양론을 벌이고 있으며,

엄마들은 “이 정도면 맘충인가요”하는

질문들을 하며 맘충이 되지 않고자

“맘충 아닌 선”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맘카페에 맘충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제목들이 쏟아져나옵니다.

- 할인 해달라고 하면 맘충인가요

- 아기 낳고 맘충 소리 들을까봐 겁나요

- 스벅에서 커피 마시면서 이유식 주면 맘충인가요

- 18개월 아기 식당에 풀어두면 맘충인가요

- 외출해서 기저귀 갈 때 맘충 소리 들을까 겁나요

출처 :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



우리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참 가슴 찡하게 하는 단어입니다.


지금의 엄마의 모습과 뭐가 다른가요.

지금 우리 아가를 키우는 엄마들은

언제나 아이를 사랑하며,

자신의 경력이나 학력을 모두 포기하고

그저 엄마로서의 모습으로 살고 있으며,

아이가 아플 때면

세상이 다 무너지는 기분이 듭니다.


하루 종일 아이와 껌딱지처럼

붙어 있으면서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해주고 싶어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핑돌면서,

아가를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고는

맘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큰 모순입니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거나

키운지 오래된 사람들은

지금의 엄마들이

윗세대의 엄마들에 비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그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수 천명의 엄마들은

윗세대의 엄마들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

그 "엄마"의 모습이며,

오히려 육아 이외에 다양한 상황을

멀티로 고민해야하는

"더 대단한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보아오던 어머니 시대보다

더 양질의 음식을 먹고,

더 따뜻한 옷을 입고,

비 새지 않는 집에서 살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 반대쪽 성별인

김지영 세대의 요즈음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사랑은 물론이며,

사회적 존재로서의

여성의 모습까지 갖추고 있어

“레벨 업”된 엄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졌나요.


모두가 같은 혜택을 받고,

또 같은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같은 논리로 말하면

“와 우리 할머니는

해외 여행 꿈도 못 꾸셨는데

지금 어르신들은 해외여행

참 많이 가셔서 예전 어르신들에 비하면

참 나이들만 하겠어요” 라든지,


“이야 나 대학교 때는 핸드폰이 어디있어.

그냥 누구 만나려면 계속 기다리고,

집으로 전화하면 엄마가 받아서

누구누구 바꿔주세요

했었는데 지금은 연애하기도 편하고

참 살만한 세상이다”라고 한다면,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 사회가 경제적 활동을 하는

남성들의 삶을 더 우월하게 생각하고,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는 가부장적 사회의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엄마들만 유난히 좋은

세상을 만난 것도 아니며,

맘충이라는 모욕적인 언어를 들을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식당에서 아이가 뛰어다니지

못하도록 조심하고 있으며,

어린 아기가 울면 바로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나갑니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아이들이 카페 뛰어다니도록 내버려둔 채

3~4시간을 앉아있는 것은

적어도 나는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러한 사례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세대나 조금은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있으며,

이런 사람들 또한

개저씨라거나, 할줌마라거나,

버르장머리 없는 요즘 것들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어느 시대에나 있는

개별적 사람의 특징이지,

그 집단 전체가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예전부터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단지 아가를 가졌기 때문이지,

아가와 함께 온 많은 부모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세대나, 어느 분야에나 있는

예의 없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의 숫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현저히 적습니다.


극단적인 사례 몇 개로

모든 부모에게 눈치를 주는

이 사회가 옳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누구나 싫어합니다.

육아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괜히 우리까지 욕 먹는게 불편합니다.


아이와 함께 식당에 오지 않은 것이

무슨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이와 함께한 가족에게 눈치를 주는 것은

이 사회의 배려의 대상이 바뀐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들이 카페 말고도

다양한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공원, 어린이 도서관 등등

공공 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유모차 끌고 카페에 오는

엄마들을 흘겨보지 않고,

저 엄마가 지금 쉬는 시간이니

얼마나 좋은 시간일까하며 바라봐주고,

아기가 깰 수도 있으니

목소리를 조금만 낮추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물론 카페에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지만,

아가들 근처에 자리 잡는 날이 몇 번이나 될까요.

그래서

“배려(配慮 : 짝처럼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함)”

아닐까요.


아이가 있건 없건 예의 없게 행동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 한 해 비난 받아야 합니다.


아가와 밥 먹고 있는데

맘충이라는 시선을 보낸다면,

“쩝쩝대는 소리 비위 상하니까

조용히 쳐드세요”라고

말하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민폐가 아니라

저런 인간들의 뇌 속에

“충(蟲)”이 가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당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물론 저를 포함한

세상이 먼저 바뀌어야합니다.

아가와 함께 있는 엄마가

음료를 쏟으면,

얼른 도와주는게 정상적인 사람입니다.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인하여,

주눅 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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