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근, 퇴근 없는 육아

오늘은 밤마실 좀 가볼까^^

by 서준파파

아침에 카페에 가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밝은 표정이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는 모르지만 참 행복해보입니다.


SNS에 떠도는 글이나 일부 아빠들은

이런 엄마들의 아침 시간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말을 심하게 하는 사람들은

“아빠는 돈 벌러 나가서 고생하는 시간에

엄마들은 저렇게 아이 보내고 놀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82년 생 김지영의 영화 속 대사입니다.


“에휴. 상팔자다. 상팔자야.

듣겠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커피 마시고 돌아다니고 싶다.

그럼 시집가세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나도 요새 회사 다니기 힘든데, 시집이나 갈까.”


직장인은 야근을 하더라도,

퇴근 시간이 정해져있습니다.


야근이 일상인 일부 직장인들은 제외하면,

어쨌든 출퇴근 시간 포함하여 11시간 정도입니다.

그 중에는 꿀 빠는 직장들도 꽤 있습니다.


엄마는 어떤가요.

24시간 중에 가사, 육아에서 자유로운 시간은 언제인가요.


아가들이 자는 동안에도

엄마는 자다 깨는 아이를 보호해야 하며,

아기가 어리거나 밤기저귀를 떼야하는 시기에는 거의 못잡니다.

아가가 아플 때는 거의 뭐 전시 상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직장맘은 퇴근 뒤에 또 출근하고,

어떤 때는 뭐가 출근인지 헷갈리는 스파르타 인생입니다.


육아휴직 등으로 집에서 육아를 해 본 아빠들도 알겠지만,

아가는 어린이집에 가자마자 옵니다.

분명히 방금 갔는데 벌써 옵니다.


엄마에게 퇴근이 있나요.


보통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친구들이 아닌 동료들과 가지는

술자리나 회식은 근무의 연장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으며,

퇴근해서도 회사 얘기하는게 지긋지긋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엄마들은 동료와의 시간이며,

즐겁게 얘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각자의 직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죠.

엄마들은 옛 친구를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아닌 나 자신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행복하겠나요,

남편과 아이의 얘기를 하는 것이 행복하겠나요.


남편 돈 벌러 가는 시간에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 동료와 근무의 연장인 회식을 하는 상황입니다.

엄마들은 이것이 직장 생활 또는 근무의 연장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저 낮에 카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눈치를 봅니다.


누구의 눈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사회의 인식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눈치일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퇴근 후 쉬는 것이고,

다른 엄마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면 근무의 연장인 것입니다.


아침 셋트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어린이집 보내고

맛있는 브런치 집을 찾는 것은 아침과 점심을 한번에 해결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쇼핑을 하러 간다면 내 퇴근 시간에 근무복을 사거나,

직장에 필요한 용품을 사러 연장 근무를 하는 것이며,

병원을 간다면 직장에서 산재보험도 해주지 않는 것을

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가는 것입니다.


엄마가 집이라는 직장에서 하는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인정 받아야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직장 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듯이,

가사와 육아를 잘 해내는 엄마와

그렇지 못하는 엄마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하고 못하고는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그 다음의 문제이지, 근무를 하지 않은 것과는 다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가정 내 엄마의 근무를

정당한 근로시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사실 저도 엄마의 근무를 정당한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활동을 하는 것만이 근로라고 교육 받은 탓인 듯 합니다.

한 번 갖추어진 인식을 바꾸는 것이 참 쉽지 않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엄마의 출근과 퇴근은 아무리 보장해줘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엄마는 많지 않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직장 생활을 충실히하고,

애사심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까.


엄마는 출근과 퇴근이 없습니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퇴근은 없지만, 스스로 퇴근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나의 퇴근 시간을 알리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비상 상황이라는 것은 “긴급한 사태”를 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곧 끝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벽을 돌면,

또 다른 벽이 나올 것이라는 막막함에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비상 상황에 탈출할 수 있는 곳이 “비상구”입니다.


긴 터널 속을 완전히 빠져나갈려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곳곳에 비상구를 두어

잠시라도 탈출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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