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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파파 May 25. 2020

목조주택 건축비 완전 공개. 1.5억이면 충분.

대신 고생은 좀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건축을 독학했던 여러 경험을 나누었다. 누차 언급해왔지만, 내가 집을 짓는 방식이 정답도 아니고, 최고의 방법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집을 짓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직접 집짓기라는 것은 건축의 과정을 여러개로 쪼개서, 각 과정별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건축소장의 역할을 직접 하면서, 건축업자가 가져가는 수익을 아끼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집 짓는 사람들이 이전에 말했던 매매업자다. 시골의 공인중개사일 수도 있다. 목 좋은 땅을 골라 1,000평 정도 구매 후, 이 땅을 6개 정도로 분할한다. 중간에 도로도 내고, 보강토도 쌓아서 집 짓기 그럴싸하게 만들어놓는다. 처음 들어간 목돈을 회수하기 위해 1~2필지는 분할된 상태의 토지를 팔기도 하고, 집까지 지어 팔기도 한다. 물론 엉터리 자재로 집을 짓는 매매업자도 허다하지만, 다행히 내가 만난 매매업자들은 돈이 들어가도 제대로 집을 짓고, 또 그만큼 주변의 집들보다 고가로 가격을 책정하는 사람들이었다.


쉽게 말해 내가 경험하고 제안하는 건축 방식은 이 매매업자들이 집을 짓는 방식이다. 매매업자들도 건축전문가가 아니다. 아무것도 안한다. 공사가 단계별로 끝날 때마다 다음 공정이 들어올 수 있도록 스케쥴 조정만 한다. 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이 집을 구경하러 오거나, 건축을 부탁하러 오면, 세상 전문가인 것처럼 얘기한다. 조금만 건축을 공부하고 보면, 이 사람들은 정말 아는게 없다. 지금 내가 그렇다. 나는 건축에 대해 아는게 없다. 그러나 이 매매업자들과 똑같이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래도 경험이 있고, 수 많은 건축 과정에서 나만의 인맥이 있기 때문이다. 건축업자들 일하는거 보니, 얼마나 많은 전문가를 알고 있느냐로 건축업자의 능력이 평가되기도 한다.


토지를 구매하고, 건축허가를 받고, 집의 기초를 다지고, 골조를 세우며, 외장을 꾸미고, 단열을 신경써 내장을 하며, 멋지게 조경하는 것까지 집 짓기의 모든 과정을 누구나 직접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누구나 직접 맡길 수 있다. 물론 업자 단가와 소비자 단가가 다를 수 있다. 백번 양보해도 전체 공정의 30%는 아낄 수 있다. 공사비용이 많이 드는게 아니다. 중간에 도둑놈이 한 놈 끼면 그 사람에게 흘러가는 돈이 많이 드는 것이다.


이제 이 글을 마치면서 목조주택을 지으면서 들어가는 비용을 완전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들어가는 자재, 지역, 일정 등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업자들은 대충이라도 비용을 말해주지 않는다. 건축주들은 단순하다. 대충이라도 들어가는 비용이 궁금하다. 거기서 20% 내외 움직일 수 있다는건 안다. 그래도 예산을 짜고 준비할려면 정말 대충이라도 알아야하지 않은가. 그래서 아무 관련 없는 나 같은 사람이 가격을 공개해주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누가봐도 괜찮은 집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궁금하면 다음지도에서 베이비하우스 제이를 검색하고, 그 주변 집들을 로드뷰해보면 대충 알 수 있다.


전혀 모르는 동네에 가서 내가 살 집을 마련하기까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토지 구매

2. 토목 및 건축 설계

3. 전원주택 건축



150평 정도의 토지를 구매하여, 35평 정도의 전원주택 건축을 기준으로 비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토지 비용


1) 순수 구매 비용(평 당 80만원)

토지는 지역마다 당연히 가격의 차이가 크다. 용인 등 시 단위의 도시에 있는 전원주택 부지는 평 당 500만 ~ 1,000만원 정도 한다. 물론 그 이상의 토지도 얼마든지 있다. 읍, 면 단위의 토지는 시내와의 근접성, 큰 도로 인접 여부 등에 따라 평 당 50만 ~ 200만원 정도 한다. 우리는 펜션을 하기 위해 파주, 가평, 양평, 광주, 강화도, 양지, 여주, 포천 등등 서울 근교는 안가본 곳이 없다. 차 타고 지나가면서 논도 좀 보이고, 시골버스 2~3대 정도 다니는 한적한 곳은 100만원 내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양평을 기준으로 보면, 큰 도로에서 굽이 굽이 도로를 지나 산 속으로 한참 들어가면 평 당 50만원 이하다. 이런 땅이 경치는 좋지만, 살기에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도로에서 조금 들어가서 마을도 있고, 이 정도면 살아가는데 문제 없겠다 하는 정도가 60만 ~ 80만원 정도다. 마지막으로 강도 좀 보이고, 큰 길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고, 시내와도 가까운 지역이면 100만원 내외 정도이다. 양평에 땅 알아보러 다니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시골 부동산 업자들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여러 부동산을 돌아다녀야 하며, 어디에 집을 짓든 건축비는 동일하므로, 이왕이면 땅은 너무 깊은 산속을 피하고 시내와 가까운 곳으로 알아봐야 한다.


2) 토목공사(평 당 20만원)

우리 같은 초보 건축주들은 땅을 구매하면 끝인 줄 안다. 정말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토목공사를 해야 한다. 집 경계에 보강토, 옹벽, 석축 등을 쌓아 다른 집과 구분을 하고, 땅을 평평하게 만들어 집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집 안의 오물이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로가의 배수구와 연결을 해야한다. 토지가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경우에는 주차박스를 만들 수도 있다. 주차박스는 차 한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 당 1,500만원 정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 보강토를 쌓는 것이고, 평 당 15만원 정도 한다. 여기에 배수관 연결하고, 잡목 폐기물 처리하고 기타 등등 여유 있게 평 당 20만원은 잡아야 나중에 당황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양평 기준 괜찮은 전원주택지에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드는데 평 당 100만원이다.


2.  토목 및 건축설계 (토목 설계 200만원, 건축설계 700만원)

토목 설계와 건축설계는 따로다. 토목 설계는 기본 설계만 들어가면 된다. 200만원 정도 생각해야한다. 우리는 토목설계를 진짜 사기꾼 같은 인간을 만나서 준공 내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임야는 정확히 토목 공사를 하지 않고, 경계 너머의 나무를 건드리면 산림법 위반이 된다. 그 책임은 다 건축주가 지는 것이다. 토목 설계는 어디가나 비슷하므로, 꼭 군청 근처에 있는 설계사무소에 가서 처음부터 건축이 가능한 땅인지, 위법의 소지는 없는지 등을 충분히 확인해야한다. 

건축설계는 정말 가격차이가 크다. 그렇다고 우리가 뭐 서울에 아파트 짓는 설계사무소에 맡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골의 건축설계사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건축사 자격증이 있는 설계사와 자격이 없어 설계를 하고, 준공은 건축사 자격증 있는 사람을 통해 준공을 받아주는 설계사가 있다. 시골에서는 두번째 사례가 대다수다. 이왕이면 건축사 자격증 있는 전문가를 통해 진행하는게 낫겠지만, 기회가 잘 안된다면 내 생각에 가장 적합한 설계사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변경도 자주 해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설계사다. 평 당 20만원 정도면 충분한 비용이다. 물론 기본설계에 실시설계 포함이고, 3D 이미지나 아주 상세한 설계 기준이다. 몇 번씩 바꾸고, 계속 상의해도 더 이상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개인적으로 그 정도 비용이면 설계비로 충분하다고 본다.


3. 전원주택 건축(평 당 367만원 + 개별비용 1,450만원 = 14,295만원(35평 기준)


1) 기초 공사     

 - 평 당 35만원     

 - 땅 다지기, 버림, 철근 엮기, 바닥단열, 콘크리트 붓기(대략 60cm 정도)     

2) 골조 공사     

 - 인건비 평 당 40만원     

 - 자재비 평 당 50만원(구조목, 철물, 타이벡, 타카핀, 방부목, 합판 등 일체)

3) 아시바 공사

  - 평 당 7만원     

4) 설비 공사     

 - 평 당 13만원(상하수 배관, 보일러 배관 및 설치, 양변기 설치)

5) 전기 공사

 - 평 당 12만원(전기 배선, 차단기 설치, 기본 콘센트 및 스위치, 조명 설치 인건비 포함)

6) 스타코 외벽 공사

  - 평 당 25만원

7) 징크 지붕 공사

  - 평 당 35만원(리얼징크 기준)

8) 내장 공사

 - 인건비 평 당 30만원     

 - 자재비 평 당 40만원(단열재, 석고보드, 마이너스 몰딩, 방문, 간단한 가구 등)

9) 창호 공사

  - 평 당 20만원(이중 유리 이중창, 내외부 몰딩 및 선팅 기준)

10) 방통 공사

  - 평 당 3만원

11) 방수 공사

  -  평 당 5만원

12) 타일 공사

  - 평 당 6만원(자재, 인건비 포함, 화장실 2개, 주방, 현관 및 테라스 바닥 포함)

13) 도배 공사

  - 평 당 4만원(평지붕, 합지 기준)

14) 바닥재

  - 평 당 7만원(강화마루 기준)

15) 조명기구

  - 평 당 5만원(괜찮은 메인등 1~2개, 정원등 5개, 외벽등 포함)

16) 데크 공사

  - 평 당 10만원

17) 조경 공사

  - 평 당 20만원

18) 기타 개별 비용

  a) 싱크대 및 신발장 : 250만원

  b) 보일러 : 100만원

  c) 대문 : 200만원

  d) 상락식 등 회식 : 100만원

  e) 정화조 : 200만원

  f) 수도 : 600만원


대략 이정도다. 빠진게 있을 수도 있다. 큰 비용은 거의 넣은 것 같다. 대략 1억 5천 이내에 35평 전원주택을 건축할 수 있다. 이 정도의 비용을 들인 주택이 결코 저렴한 주택이 아니다. 우리 동네 매매업자가 건축업자에게 통으로 맡기는데, 저 정도 수준으로 평 당 500만원 정도를 준다. 약 20% 정도 아낄 수 있는 것 같다. 건축업자는 30% 정도 수익을 얻는데, 10% 정도는 업자가 아니라서 단가가 조금 비싸기 때문인 듯 하다.


토지까지 포함하면 대략 3억 내외다. 세금은 물론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매매업자들은 150평 정도의 땅에 35평 정도 집을 지으면 3억 8천 정도에 매매를 한다. 직접 건축한다면 약 7천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전원주택 35평이면 꽤 큰 집이다. 아파트로 생각하면 43평 정도 된다.


이것으로 건축과 관련된 글은 이제 마무리되었다.


모두들 마음에 드는 멋진 집 짓기를 바란다.


집 짓는 과정에서 필요한 업자가 있다면 소개시켜줄 수는 있다. 그러나 뭐 특별히 제일 잘하는 업체는 아니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초보 건축주들이 이 글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어떤 글을 써볼까.

이제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이전 13화 전원주택 신축. 셀프 조경하다 허리 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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