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동그랑땡. 너는 누구냐.
명절입니다.
'그놈의 전'으로 대표되는 명절입니다.
이제 곧 무시무시한 명절이 다가옵니다.
벌써 긴장됩니다.
남자들. 솔직해봅시다.
결혼 전 명절 어땠나요.
명절 아침 서둘러 차례를 다녀오건,
친한 친척집에 잠시 다여오건,
다녀온 후 바로 친구나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가는게 다입니다.
명절은 회사를 꽤 오랫동안
안 나갈 수 있는 최고의 휴가였습니다.
회사에서 명절이라고 수당도 주고,
며칠 출근도 안해야하니
정말 꿀 맛나는 휴식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결혼 적령기의 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 모두에게
명절은 ‘휴가’였는데,
결혼 후 ‘출근보다 더 한 근무’가 되어버렸으니,
다툼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한 해 이혼 신청 건 수 약 11만건 중
2만 6천 건 정도가 설과 추석 전후 10일간
접수되고 있다고 합니다(법원행정처, 2016).
명절날 논란이 될 만한 일은 수백가지지만,
주요한 사안들만 얘기하면 이 정도 될 것 같습니다.
1. 사정이 있는데 안가도 되나
2. 친정 먼저가도 되나
3. 명절음식을 다 해야 하나
4. 시댁에서 친정으로 언제 출발할 것인가 등입니다.
여성이 의사여도, 정치 유망주여도,
IT 기업의 핵심 인재여도,
출산한지 얼마 안 되어 몸이 부어 있어도,
남편이 해외 출장 중이어도 등등
어떠한 상황이어도
거의 예외 없이 전을 부쳐야 합니다.
저는 명절 얘기만 나오면 말합니다.
정말 ‘그 놈의 전’.
이미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많은 음식을 차려야하고
자식들 눈치도 봐야 하는
조부모님도 스트레스
이미 어울리지 않는 전통 때문에
가부장적인 명절을 보내야하는
아내도 스트레스
명절의 잘못된 전통을 알면서도
말하기 어려워 여기 저기 눈치보는
남편도 스트레스
엄마 아빠의 기분이 안좋아 싸울까봐
눈치 봐야 하는 아가들도 스트레스
받는게 현실입니다.
하나씩 생각해보죠.
명절을 맞아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다 같이 펜션이라도 잡아 여행가고,
맛있는 음식 사먹는게 나을 겁니다.
아니면 아들 내외를 친정 먼저 다녀오게 하고,
딸 내외가 오는 명절 당일에 다 같이 모이는게
더 많은 가족이 모이는 방법입니다.
조상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
인사 드리는게 목적이라면,
옛 어르신들이 중히 여기시던
아들들이 예를 갖추어 산소에
다녀오면 될 일입니다.
꼭 명절일 필요도 없을겁니다.
또 친정 먼저 다녀와도 상관 없을겁니다.
제가 다른 연구를 통해 인터뷰를 해보니,
남성들 중에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하면
아무 일 없는데 왜 바꾸려고 하느냐,
그냥 조용히 지나가자고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던 대로 하는게 다 옳은건 아닙니다.
이미 하던 대로 하는 것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가 힘들어하고 있으며,
나아가 가족 모두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앞으로 50년, 100번 이상의 명절을 지내야 합니다.
가족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게 가장이 아니라,
불합리한 것들은 대화를 통해 바꿔가면서,
필요하다면 자신의 오래된 가치관도
버릴 줄 아는 것이 진정한 가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과 여행을 갈 수 도 있고,
설과 추석을 달리하여 찾아뵐 수도 있으며,
괜찮은 식당에서 다같이 식사하면서
용돈 드리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음 명절은 “명절 증후군”이 아닌
부부의 결정이 중심이 된 “연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번에는 "엄마의 감기몸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아픈데도 눈치 봐야하는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