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집이 최고야
오랜만에 홀로 여행을 떠났다. 혼자 비행기에 타고, 버스를 타고, 숙소를 잡고, 밥을 먹고 이 모든 과정에서 오롯이 나만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다.
자연이 벗이 되어서 자연과 감정을 나누고,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본디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 아니겠는가. 모든 여행지에서의 감정을 홀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즐거움도 당황스러움도 행복도 모두 내 몫이다. 누군가와 함께 행복하다면 더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 본다.
수많은 새 얼굴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각자의 삶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의 사연과 각자의 시간 속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사람들. 새로운 땅에서 만나는 잠깐의 인연들. 더 이어나가고 싶어도 이어나갈 수 없는, 찰나라서 소중한 사람들.
이 모든 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딱 한마디 할 것이다. “역시 집이 최고야”
그리고 나선 이곳에서 얻은 감정으로 다만 또 얼마를 살아갈 것이다. 마음의 풍요로움으로, 감정의 다양함으로. 그렇게 다만 며칠은 파먹을만한 마음의 식량을 가지고 돌아간다.
오랜만이라는 두려움,
그 안에 공존하는 설렘,
집을 향한 적당한 그리움.
불현듯 찾아오는 헛헛함,
고단함 가운데 찾아오는 인간으로서의 외로움,
집에 가면 다시 만날 가족과 집의 기대.
돌아온 집에서 내뱉을 “역시 집이 최고야” 한마디,
그 [한마디]를 위해 우리는 여행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