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맑은 날에 사세요.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점점 오른쪽 어깨가 젖는다. 우산을 잘못 썼나? 좀 더 가운데로 들어본다. 이제 양쪽 어깨가 다 젖는다.
바쁜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서려는데 장대비가 쏟아진다.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우산을 들고나간다. 그런데 우산이 얼마나 작은지 요리조리 몸을 접어보지만 어깨가 축축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시련은 쏟아지는데 이 작디작은 우산이 나를 지켜주질 못한다.
시련은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숨는다 한들, 도망친다 한들 시련은 그곳에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듯이 말이다.
다만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 비 오는 날 우비를 쓸 수 있다. 우산을 쓸 수 있다. 장화를 신을 수 있다.
그런데 우산이 작다.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벅찰 때가 있다. 넉넉하다 생각했는데 모자랄 때가 있다.
그렇기에 맑은 날에 비를 생각해야 한다. 행복할 때 슬픔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챙겨야 한다.
별다른 것 필요하겠는가? 힘든 날에 하나씩 꺼내 먹을 수 있는 즐거운 하루, 행복한 추억을 차곡차곡 모아두면 될 것이다.
비가 그치거든 좀 더 큰 우산을 사놔야겠다.
아, 살을 빼는 것도 방법일까?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John Mayer - In Your Atmosp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