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어느 때보다 사람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없다. 삶에 찌들어 지친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은 사라지고 짜증과 심술이 가득하다. 그러한 짜증과 심술 그리고 밀려드는 피로로 인해 어느 때보다 고단한 사간을 보내는 요즘, 피폐해져 가는 자신이 초라하고 사글프게 여지는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씁쓸하다.
모처럼 인형들을 꺼내 사진도 찍고 모양새를 다듬어주기도 하는 주말. 문득 오래 전에 읽은 이혜경 작가의 <물 한 모금>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렸다. 돈이 붙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손님을 상대하는 웨이터 ‘만약 제가 웃고 있지 않으면 이 돈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라는 쪽지가 붙은.
돈으로 환산한 웃음. 그 웃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눈물섞인 목소리.
어쩌면, 힘들 때 애써 웃지 않아도 된다는 것 또한 특권이고 사치일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타인을 상처입히고 즐거워하지는 않을 테지만. 팍팍한 삶의 노예로 살면서 웃음마저 빼앗긴다면. 보이지 않는 손이 돈으로 환산한 당신의 미소를 가져가게 내버려둔다는 건, 그건 절대 온당치 않다.
그 소설에서, 네 웃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주인공의 친구였을까. 그리고 오늘 내가 다시 다짐하는 것, 아무리 힘들어도, 빼앗기지 말아야 할 것들은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돈과 맞바꿀 수 없는 것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길 줄 아는 감성과 의지.
때로는 사람보다 더 큰 위안이 되어주는 친구들을 보며, 그렇게 다짐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네 내면의 웃음까지 빼앗기지 말라고. 나 또한 나의 내면에 간직한 웃음을 마지막까지 빼앗기지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