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고마운 나의 친구들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현실에서의 친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내게는 그 친구들 하나하나가 다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는 점과 우정에 성실하다는 점에서 최고의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친구를 많이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들로부터 받는 우정에 상응하는 만큼 보답하지 못하기에 나는 언제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우정이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세상에 공짜 따위는 없다. 어찌됐건 모든 종류의 감정은 노동이다. 감정노동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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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상호간에 전달되어야 할 감정이 합법적으로 단절된 관계에서는 심정적으로 편안할 수 있다. 바로 인형이 친구가 되어주는 경우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유쾌하고 떠들썩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고, 확인하면서 나는 안도한다.

인형이 외로워할 거라는 생각은 사실 별로 해 본 적이 없다. 인형의 입장을 헤아리며 감상에 젖기에는 나는 너무 나이들고 지쳤다....고 느낀다.

유감스럽게도 그렇다.

그러면 이렇게 인형을 여러 체 사모아서 유쾌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할 이유는 대체 뭐냐는 질문이 돌아오겠지.

답은 간단하다.

인형이 외로워 보이는 모습이 보기 싫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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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다.

사람이 외롭지 않아야 한다면,

사람의 관점에서 인형들은 '외로워 보이지 않아야 한다'

다같이 즐겁게 모여 있음으로 해서,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내게 우정을 선사하는 방식이다.

내가 그들에게 고마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마운 나의 친구들.